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의에서 대통령비서실 새해 예산안이 통과된 뒤 회의장을 나서다 롯데홈쇼핑 금품 수수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주 사의를 표명한 지 나흘 만인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다. 전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첫 여권 고위 인사다.
전 전 수석 소환을 하루 앞둔 19일, 검찰은 협의 입증을 자신하며 소환 조사에 대비해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질문지를 정리하는 등 최종 준비에 분주했다.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에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한국이(e)스포츠협회에 3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을 받고 있다. 핵심 쟁점은 롯데홈쇼핑 쪽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자신의 사업과 관계없는 한국이(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건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 등으로부터 ‘방송 재승인이라는 현안 때문에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이던 전 전 수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후원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인 윤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 그리고 폭력조직원 출신의 브로커 배아무개씨를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해 보강수사를 진행했다. 세 사람은 허위 용역 계약 등을 맺는 수법으로 3억원 가운데 1억1000만원을 빼돌린 혐의(횡령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을 상대로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전 전 수석 가족이 롯데홈쇼핑이 건넨 기프트카드를 사용하게 된 경위 등도 조사 대상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