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경찰, ‘강압 감찰’로 목숨 끊은 여경 사건 수사 나서

등록 2017-11-26 21:19수정 2017-11-26 21:22

감찰 담당자들 직권남용 혐의 조사
‘미행’사진촬영 등 위법소지 확인도
지난달 26일 오전 7시께 두 아이 엄마인 충북 충주경찰서 소속 ㄱ(38) 경사가 충주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ㄱ경사는 죽음을 택하기 전날 강도 높은 감찰을 받았다. 주위 동료들은 ‘ㄱ경사가 감찰을 받고 나서 얼굴이 엄청나게 굳어 있고 혼이 빠져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ㄱ경사의 유족은 과도한 감찰 때문에 ㄱ경사가 죽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1000명 넘는 현직 경찰이 참여해 경찰청에 ‘ㄱ경사 사망 관련 진실을 밝히고 수사를 해달라’는 고발장을 내려 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몇달 전 ‘ㄱ경사가 근무에 게으르고 동료들에게 갑질을 했으며, 해외연수를 독차지했다’는 내용의 투서가 충북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에 도착했다. 개인 비리 혐의도 아닌 직무 태만을 주장하는 익명의 편지였지만 충북청은 지난 10월19일 강도 높은 감찰을 시작했다.

감찰 방식은 위법 소지까지 있었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지난 8일 “감찰 과정에서 ‘비노출 사진 촬영’과 회유성 발언을 하고, 폐회로텔레비전 확인까지 언급하는 등 부적절한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청이 밝힌 ‘비노출 사진 촬영’은 ‘미행’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인 경찰인권센터 장신중 센터장은 “ㄱ경사 전화 녹취록에는 감찰 관계자가 ‘집에까지 가서 다 확인했다. (…) 우리가 집에서부터 확인하고’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장 센터장은 “(감찰 쪽에서) ㄱ경사더러 지각한 날짜 셋을 임의로 찍으라고 했다. 경찰서 폐회로텔레비전을 까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각 세번 한 것으로 마무리짓자고 ㄱ경사를 회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선 경찰들 사이에선 감찰 뒷배경을 의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위 승진을 앞두고 ㄱ경사를 음해하는 경쟁 세력이 익명의 제보를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ㄱ경사의 유족과 장 센터장은 감찰 조사 과정상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수사해달라며 지난 23일 경찰청에 고소장을 냈다. 경찰청 지능수사대는 조만간 고소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직권 남용 혐의 외에도 (거짓 투고 의혹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충북청 청문감사담당관 등 ㄱ경사 감찰 감독자와 관계자들을 인사 조처한 상태다.

허재현 신민정 기자 catalu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