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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화여대, 김활란 동상 ‘친일 팻말’ 기습철거 …학생들 반발

등록 2017-11-30 14:07수정 2017-11-30 21:50

이대 학생들 100여만원 모아 세운 김활란 친일 팻말
학교 “동의 없이 세워 철거”, 학생들 “친일 알려야”
27일 이화여대 김활란 동상 앞에 설치됐던 ‘김활란 친일행적 팻말’이 철거된 모습.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제공)
27일 이화여대 김활란 동상 앞에 설치됐던 ‘김활란 친일행적 팻말’이 철거된 모습.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제공)

이화여자대학교 김활란 초대 총장 동상 앞에 학생들이 설치했던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학교 쪽이 철거했다. 학생들은 “팻말을 치운다고 김활란의 친일행적이 사라지진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30일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화여대는 27일 오전 김활란 동상 앞에 있던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는 제목의 팻말과 철제 받침대를 기습철거했다. 이 팻말은 지난 13일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이 설치한 것으로 김활란 초대 총장의 친일행적과 친일발언 등이 적혀있다.

이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학생들이 김활란 동상 앞에 세운 친일행적 알림판. 김경호 선임기자
이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학생들이 김활란 동상 앞에 세운 친일행적 알림판. 김경호 선임기자

이화여대는 팻말을 철거한 27일 학교 누리집에 기획처장 등의 명의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에 대한 관련부처의 입장’이란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글에서 이화여대는 “2017년의 김활란 동상은 처음 세워졌을 때와는 다른 무게와 의미를 가지고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라며 “안내문이 부착된 교내 다른 동상들과 달리 ‘초대총장 김활란 박사상’이라는 단 한 줄로 이루어진 설명은 보는 이들 각자가 자기 몫의 성찰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학교의 입장을 담고 있습니다”라고 김활란 친일 행적 팻말을 없앤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어진(21·사범대학)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장은 “학교가 담화문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학생들은 민족을 배반한 친일 인사의 동상이 학교에 있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인데, 동상을 철거하고 싶지 않은 학교가 논리적이지 못한 해명을 내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27일 ‘김활란 친일행적 팻말’이 덮개로 가려진 채 이화여대 ECC 창고에 보관돼 있다.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제공)
27일 ‘김활란 친일행적 팻말’이 덮개로 가려진 채 이화여대 ECC 창고에 보관돼 있다.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제공)

이화여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학생들이 처음 김활란 친일행적 팻말을 세운다고 했을 때부터 학교의 ‘건물 등의 명칭 부여에 관한 규정’에 따라 논의 과정을 거치라고 전달했다”며 “24일까지 학생들에게 기한을 주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아 철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번 주중 철거된 팻말을 학교 쪽에서 돌려받은 뒤 향후 어떻게 행동할지 계획을 다시 짜기로 했다.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지난 3월부터 7개월간 이화여대 학생 1022명으로부터 100만원 가량을 모아 김활란 초대 총장의 친일행적 팻말을 제작했다.

이화여대 초대 총장을 지낸 김활란(1899~1970)은 한국 최초의 여성 박사로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친일 강연과 연설, 기고 등으로 일제를 찬양한 전력으로 지난 2008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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