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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적폐수사 서둘러 끝내겠다는 문무일 총장…수사팀과 교감 없어

등록 2017-12-05 10:05수정 2017-12-06 08:59

“연내 적폐수사 마무리” 발언 논란
문 총장 “모든 검찰 업무 적폐수사
내년부터는 민생사건 수사 집중”
야당·보수언론 주장과 비슷
중앙지검 “국정원서 제일 먼저 온
댓글 사건도 추가 확인작업 진행중”
대검과 수사팀 사이 난기류 관측
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국가정보원 수사 등 주요 사건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시큰둥한 반응을 내놓으면서, 대검과 수사팀 사이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총장은 ‘수사 피로감’ 등을 내세웠지만, 수사팀 내부적으로는 ‘최대한 빨리 서두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올해 안 마무리가 가능하겠느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 총장이 이날 수사일정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의 핵심은 “모든 검찰 업무가 각 부처에서 수사 의뢰돼 넘어온 적폐 수사에 집중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을 연내에 마칠 것”이라는 대목이다. 그는 “국정원에서도 수사 의뢰가 더 이상 오지 않는 것으로 보고받았고, 댓글 사건과 사법방해·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등 수사의 주요 부분이 정리되고 있다”며 “전체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기는 어렵겠지만 주요 부분 수사는 연내에 끝내고, 내년부터는 민생사건 수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수사의 확대와 진전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는 듯한 발언이다. 야당과 보수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수사 피로감’을 내세우며 “사회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이날 문 총장의 발언은 실제 수사 진행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 일선 수사팀과 교감을 통해 내놓은 발언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관계자는 “(총장 말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과의 교감 같은 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도 “총장 말씀이 단정적으로 올해 마무리하겠다는 취지는 아닌 것 같다”며 “(국정원 의뢰 사건 중에서) 완전히 마무리됐다고 할 부분은 없고, 제일 먼저 온 댓글 사건도 추가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수사 상황이 ‘마무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도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원론적으로 필요하면 누구든 불러서 조사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그는 “사람을 정해놓고 수사한다든지 시한을 박아놓고 수사한다든지 그러긴 어렵다”며 “아무튼 최대한 수사를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사팀 내부적으로는 ‘문 총장도 특별수사가 전공인데, 시일을 정해두고 수사를 할 수 없다는 걸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느냐’는 반응도 감지됐다. 대검 쪽과 수사팀 사이의 ‘온도 차’가 확연한 셈이다.

이날 문 총장의 발언이 최근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사이에 감지되고 있는 ‘껄끄러운’ 분위기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수사를 진행하면서 과거처럼 대검에 자세한 수사보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장은 “수시로 협의하고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한 검찰 관계자는 “(대검의) 결정을 받아서 하는 게 아니라, (조처를) 한 다음에 통보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이런 사정에 비춰보면 문 총장의 ‘연내 마무리’ 방침이 실제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검찰총장이 수사의 확대·진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검찰 수사가 기존 동력을 유지하기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대검이나 수사팀 모두 ‘갈등’으로 비치는 것은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다. 한 검찰 간부는 “가급적 연내 마무리하자는 것은 문 총장이 여러 차례 지시했던 부분으로 안다”면서 “최대한 당겨서 해야 된다는 취지에는 수사팀도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서영지 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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