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로 23일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지연되면서 공항 곳곳에 짐을 풀고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나아무개씨 제공
서해안과 내륙 일부에 미세먼지를 동반한 짙은 안개가 끼면서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23~24일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지연됐다. 크리스마스 연휴 계획을 세운 여행객 상당수가 공항에 발목이 묶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4일, 전날 운항이 계획됐던 항공기 1070편 가운데 58편이 결항되고, 36편이 회항, 468편이 지연되는 등 총 562편의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이어진 짙은 안개는 24일 새벽까지 이어져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인천공항 출발 여객기 269편과 도착 예정이던 184편 등 총 453편이 지연됐다. 또 출발·도착 각각 5·6편 등 항공편 11편이 결항됐다. 그러나 “24일 아침부터 공항에 안개가 걷히면서 오후 들어 정상을 되찾았다”고 인천공항공사 쪽은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오후 들어 활주로가 허용하는 최대 빈도로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항공기상청은 인천공항에 세차례 저시정 경보를 내렸다. 저시정 경보는 가시거리가 400m 미만일 때 내려지는데 인천공항은 한때 가시거리가 50m에 불과하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아직 공식 개장되지 않은 제2여객터미널에 지연 항공기를 수용하는 한편, 항공편이 미뤄진 탓에 24일 새벽에 도착한 승객들을 위해 공항철도를 밤 11시50분에서 오전 3시까지 연장 운행했다. 또 전세버스 20대를 서울역·명동 등 4개 노선에 새벽 4시까지 추가배치했다.
항공편이 지연되는 사실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한 이용객들의 항의가 속출하기도 했다. 23일 낮 비행기로 마드리드로 떠날 예정이었던 나아무개(29)씨는 “항공사에서는 ‘천재지변이라 모르겠다’는 말만 했다. 23일 오후까지 어떤 공지도 하지 않았다”며 “10시간 이상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사람들이 공항 곳곳에 흩어져서 기다리는데도 공항 전체에 출발한다는 방송도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항공사 관계자는 “너무나 혼잡한 상황이라 공항공사 쪽에서 확실한 출발시간을 알려주지 않아서 출발시간을 제대로 알릴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23일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서풍을 타고 유입된 미세먼지는 24일까지도 서울·경기·강원 등 전국 곳곳에서 ‘나쁨’ 수준을 유지했다. 오염물질이 수직으로 확산되는 고도인 ‘혼합고’가 이번 연휴 기간엔 낮아 지상과 가까운 상공에 미세먼지가 그대로 쌓이면서 대기질이 나빠졌다. 이번 미세먼지는 24일 종일 내린 비에 씻겨 25일 크리스마스에는 농도가 낮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장수경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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