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스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5일 서울 중구 순화동 에스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스원 관리자들의 폭언과 갑질을 고발했다.
“(영업) 꼴찌 하는 새끼 업무 똑바로 하라는데 의도가 뭐가 있어 이 새끼야. 이놈 새끼가. 상놈의 새끼가 말하는 거 봐라.”
“(영업등수인 ‘32등’이라고 부른 뒤) 32등이란 표현이 기분 나쁠 순 있지만 사실이잖아. 내가 너한테 사실만 얘기했는데.”
국내 최대 보안업체인 삼성에스원의 관리자급 직원들이 하급직원들에게 욕설 폭언을 하거나 모욕을 주는 행위를 계속해 이 회사 노조원들이 폭로하고 나섰다. 노조원들은 문제를 일으킨 관리자들이 합당한 징계처분을 받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 고발을 추진중이다.
노조원들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삼성에스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스원 상급자의 폭언과 인격모독을 폭로했다. 이들은 에스원이 폭언을 한 당사자에게 제대로 징계를 하지 않았다며 이들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에스원에 관리자들이 하급 직원들에게 욕설 등 폭언과 갑질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한겨레>에 제공한 통화녹음을 들어보면, 지난해 12월 6일 에스원 경남 인사담당자는 경남노조지부장에게 노조 설립배경을 설명하는 메일을 받은 뒤 약 9분간 전화통화에서 “이놈 새끼”, “쌍놈의 새끼”, “이 자식”같은 표현을 수차례 사용했다. 영업실적인 “32등”이라고 부른 뒤, 통화를 마칠 때쯤 “기분 나쁠 수 있지만 사실이지 않냐”며 한 차례 더 모욕을 주기도 했다. 또한 노조는 부산울산지역 지사장이 지난해 9월 아침 회의에서 사원들의 영업실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내가 사장이면 너희들을 다 잘라버리고 대가리를 쪼개 버리고 싶다”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노조는 이런 상급자의 갑질에 회사가 합당하지 않은 징계를 내렸다고 했다. 폭언한 당사자들은 모두 견책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상급자의 갑질과 폭언에 대해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기 다반사”라며 “갑질을 일삼은 관리자를 부서장으로 임명하는 등 (회사가) 인사참사를 저지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직원들에게 직장 갑질에 관해 제보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며 이 문제에 강경하게 조치할 것임을 예고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바로 이들을 노동부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삼성에스원 관계자는 “회사 내규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열고 (갑질) 당사자에 대한 견책 처분을 내렸다”며 “경남 인사담당자의 경우 후임자를 물색 중이고, 부산울산지역 지사장은 재발방지 교육을 받았다.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그에 맞는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원은 최근 연수를 받던 예비 사원들에게 군대식 얼차려와 폭언 등 가혹 행위를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에스원 측은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교육한 것이지 기합과 폭언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