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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위안부 피해자 ‘매춘부’ 표기 구글…삭제만으로 ‘끝’?

등록 2018-01-18 04:59수정 2018-01-18 07:42

“알고리즘 문제” 해명 뒤 인물소개 빼
구체 원인·향후 대책 안밝힌 채
“혐오표현 100% 필터링은 곤란”

전문가들 “각국 이슈 사전대응 필요
‘정보 연결자’로서 사회적 책무” 지적
구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자인 고 문○○ 할머니 소개란에 ‘매춘부’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구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자인 고 문○○ 할머니 소개란에 ‘매춘부’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8일 검색엔진 구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문○○, 강○○ 할머니를 검색하면 지식그래프 칸에 ‘매춘부’로 소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매춘부’는 일본 극우 쪽에서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다며 쓰는 표현이다. 당시 구글코리아는 “알고리즘(자동화된 논리구조)에 의해 생성된 정보”라며 두 할머니의 소개를 통째로 삭제했다. 그러나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오류의 구체적 원인과 대책은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다.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큰 문제인데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거대 검색 기업으로서 책임을 망각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구글의 검색 결과가 알고리즘의 구조적 오류일 수 있다는 데는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는 “알고리즘은 검색 수치를 통해 현출 빈도가 높은 내용으로 연결구조를 재구성한다. 평소 많은 데이터를 갖지 않은 인물은 소수의 편향된 데이터만으로도 곧바로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처럼 검색 빈도가 많지 않은 경우, 일부 세력이 특정 키워드를 반복하면 쉽게 사회적 편견이 알고리즘을 통해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고리즘’ 탓만 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데에도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황 교수는 “이번처럼 강한 명예훼손과 권리침해가 발생한 경우는 그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재발 방치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인 김기중 변호사는 “단순한 검색 결과가 아니라 검색사업자가 제공하는 인물 서비스에서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안”이라며 “법적인 책임을 묻는 일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구글이 한 나라의 주요 이슈를 사전에 인지하고 대응하지 못한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포털의 한 관계자는 “국내 포털에서 이런 검색 결과를 내놨다면 ‘알고리즘’ 문제라며 넘어가는 수준에서 그칠 게 아니라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매춘부라는 단어가 앞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수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춘부’가 직업 명칭보다 비하의 의미로 사용되는 한국 같은 국가라면, ‘매춘부’를 직업 소개로 연결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각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성의’의 문제라는 것이다. 윤성옥 경기대 교수(언론미디어)는 “‘매춘부’를 ‘위안부 피해자’로 수정하지 않은 채 아예 인물소개 자체를 삭제한 것은 한-일 관계의 민감한 현안에 기계적 중립을 택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코리아 쪽은 여전히 사전에 혐오표현 등을 필터링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자체 콘텐츠를 갖는 게 아니라 검색엔진일 뿐이라서 100% 사전 필터링은 어렵다”고 해명했다.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신고받은 인터넷 게시물 등에 대해 심의하고 행정지도를 하지만, 해외 사업자인 구글코리아에는 협조 요청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단은 없다. 황 교수는 “검색엔진 사업자는 ‘정보 연결자’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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