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서 크레인 사고’ 기사 등 영장 재신청

검찰, ‘공법 변경 위험성 확인’ 요구…영장신청 반려
경찰 “전문가 자문 얻어 안전관리 책임 수사 보강”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강서구청 사거리 인근 철거 공사장에서 작업중인 대형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도로에 운행중인 버스를 덮쳤다. 박종식 기자 [e-mail]

경찰이 지난달 서울 강서구 등촌동 건물 철거현장에서 크레인 사고를 낸 기사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크레인 기사 강아무개(41)씨와 철거업체 현장소장 김아무개(41)씨, 시공사 현장총괄소장 전아무개(57)씨 등 3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한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1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구청 심의를 받은 공법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을 경우의 위험성을 확인하라며 반려한 바 있다. 경찰은 “피의자 3명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라서 크레인 전문가·고용부 근로감독관 등 전문가들에 자문을 얻어 피의자들이 어떤 수준까지 안전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강씨 등 3명은 지난해 12월28일 서울시 강서구 강서구청 인근 공사장에서 건물을 철거하던 중 70t짜리 공사장 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넘어진 크레인은 정차중이던 시내버스를 덮쳐 버스 승객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철거 작업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애초 구청 심의를 받은 공법대로 공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구청에 굴착기로 현장에 쌓인 콘크리트 부자재 등 건축 잔해물을 아래에서 위로 파쇄하며 철거하는 일반압쇄공법으로 심의를 받았으나, 공사 하루 전날 크레인으로 굴착기를 부자재 위로 들어 올려 파쇄하는 장비양중공법으로 바꿔 공사했다. 장비양중공법은 추락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장수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