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9일 오후 개막식 장소인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 입장을 위해 많은 입장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강원도 평창의 9일 낮 기온은 영상 4도까지 올랐다. 하지만 개막식이 시작되는 밤 8시부터는 평창올림픽스타디움 내부의 기온이 영하 3도, 체감온도 영하 9도까지 뚝 떨어졌다. 관람객들은 추위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관람객들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지난 3일 모의 개회식 때보다는 그나마 낫다”며 살을 파고드는 한파로부터 마음을 다독였다.
평창에는 이날 초속 3~5m의 칼바람이 불어댄 통에 관람객들은 대체로 털모자와 마스크, 패딩 코트로 중무장을 했다. 강원도 홍천에 사는 부부 이상범(63)씨와 김연희(59)씨, 손주 이희도(7)·이희모(6)군은 붉은색 두꺼운 패딩 코트를 똑같이 맞춰 입었다. 이씨는 “개막식이 추울 거라고 해 빨간색 패딩 코트를 아들이 사줬다. 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도 직접 경기장에서 봤는데 평창올림픽 개막식도 직접 봐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는 손주들을 위해 핫팩 30개와 두터운 바지, 양말도 챙겼다. 김연희씨는 “이번에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에 참가하는 서보라미 선수가 큰집 조카다.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큰데, 손주들이 나중에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기억해주면 기쁠 것 같다”며 웃었다.
관람객들은 특별한 난방 없이 외부 공간에서 2~3시간 버텨야 해 개막식 동안 따뜻한 온기를 전해줄 핫팩은 필수 소지품이었다. 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싶어 1년 전 티켓 예매를 했고, 이날 아침 부산에서 출발했다는 오아무개(41)씨는 옷에 붙이는 핫팩 20개를 온몸에 꼼꼼히 붙였다. 오씨는 “목에는 ‘넥워머’도 했고, 두꺼운 담요도 가져왔다. 개막식 동안 발이 시릴 것 같아 입장한 뒤에 발에 핫팩을 붙이려고 한다”고 했다. 대전에서 친구와 함께 개막식을 보기 위해 평창을 찾았다는 대학생 김정렬(27)씨는 “군대에서 혹한기 훈련도 견뎠는데, 이 정도도 못 견딜까 싶어 별 걱정은 없다”면서도 “롱패딩을 챙겨 입었고, 친구와 나눠서 쓸 핫팩도 6개 샀다”고 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개막식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방한용품 세트를 지급했다. 방한복, 모자, 방석, 담요, 핫팩 등이 담겼다.
평화올림픽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작은 온정으로 이어진 하루였다. 이날 서울에선 노점 상인들이 ‘평화올림픽 기원 떡볶이 무료나눔’ 행사를 벌였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노점상연합)은 9일 홍대입구역·이대역·신천역 등 6개 지하철역 인근에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시민들에게 떡볶이를 무료로 나눠줬다. 또 이들은 핫팩 약 1000개를 준비해 평창행 기차를 타는 시민들에게 청량리역에서 전달하기도 했다. 노점상연합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평창올림픽이 평화와 통일의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평창/황금비 선담은 장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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