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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법원 “미르·K스포츠재단, 대통령 직권남용”

등록 2018-02-13 15:00수정 2018-02-13 23:18

재판부, 청와대가 재단 설립 주체·출연 강요 판단
“전경련·기업들 ‘불이익’ 염려해 재단 지원금 출연”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미리재단 입구.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미리재단 입구.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법원이 13일 최순실씨의 1심 판결에서 ‘국정농단’ 의혹의 시작인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 설립·모금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이자 강요라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의 두 재단 설립 지시가 헌법의 공익실현 의무를 위반하고 기업의 자유·재산권을 침해했다며 탄핵 사유라고 판단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이어 형사재판에서도 ‘범죄’로 인정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이날 최씨의 1심 선고에서 “피고인 최순실, 대통령, 피고인 안종범이 공모해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하고 대통령 및 경제수석의 지위를 이용하여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직원 및 기업 관계자들에게 금원의 모집·출연을 요구해 강요에 이른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최씨와 박 전 대통령 쪽은 대기업 16곳의 486억원 미르재단 출연과 15곳의 케이스포츠재단 288억원 출연에 대해 “두 재단은 문화융성·체육진흥 등을 위해 설립됐고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 실현의 일환으로 기부했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청와대가 두 재단의 설립 주체이고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과의 단독면담에서 재단 출연을 요구하자 불이익이 두려워 출연금을 냈다는 점도 명확하게 밝혔다. 재판부는 “재단의 명칭, 임원진 구성 등 재단 설립 관련 주요사항은 청와대에서 일방적으로 정해줬고 출연 기업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각 재단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피고인 안종범의 지시에 의하여 설립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결국 재단 설립 주체는 청와대라고 판단된다”고 짚었다. 이어 “재단은 대통령이 기업 회장들과의 ‘비공개’ 단독면담 자리에서 출연을 요구했고, 기업들은 출연금액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며 “대통령 등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들에) 출연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는 경우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야기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다만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204억원 출연금을 내게 한 뇌물 혐의는 ‘부정한 청탁’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김민경 현소은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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