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건넨 기업인 영장
검찰,관련자 불러 조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28일 법조·건설 브로커 윤아무개(53·구속)씨가 기업인 등으로부터 큰돈을 받고 경찰 등에 수사를 청탁했는지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올해 초 한 기업인이 윤씨에게 특정인을 경찰이 수사하도록 도와달라며 5천만원을 건넨 것이 확인됐다”며 “기업인이 윤씨에게 경찰 수사를 부탁한 사람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도 신청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윤씨의 청탁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또 “윤씨가 돈을 받고 비슷하게 사건을 청탁한 것이 한두 건이 더 있어 내사 중”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2003년 6월 ㅎ건설이 군 장성 등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등의 비리를 경찰청 특수수사과 5팀에 제보한 뒤 경찰의 수사 축소·무마 등을 대가로 ㅎ건설로부터 9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지난 23일 구속됐다.
검찰은 윤씨가 2003~05년 강원랜드에서 250억원을 환전한 사실을 확인하고, 윤씨가 배서해 사용한 자기앞수표 83억여원의 출처를 쫓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가 여러 차례 환전하는 과정을 거쳐, 실제 환전한 금액은 250억원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강원랜드에서 노름으로 50억여원을 잃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검찰은 또 윤씨가 5~6개의 차명계좌를 사용한 것을 밝혀내고, 계좌추적을 맡는 수사관을 3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주말 윤씨가 실제 거주하는 집을 찾아 압수수색을 했으나 미리 다 치워놓은 상태였다”며 “사전에 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는 2002년 한국관광호텔업협회 회장을 맡았고, 이듬해 4월 한국자유총연맹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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