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티에프가 28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드라마 제작현장 노동실태 제보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드라마 제작종사자들이 하루 20시간 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이들 가운데 60% 이상은 일을 하다 다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티에프(티에프)는 이같은 드라마 제작환경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모인 티에프는 28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제작환경 노동실태 기초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티에프가 지난 1월26일부터 2월14일까지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 제작종사자의 제보를 받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장시간 노동과 안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드라마 제작종사자들은 하루 평균 19.65시간, 한달 평균 24.85일 근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촬영 중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전체 110명 중 70명(61.3%)이었다. 이같은 위험에 노출된 드라마 제작종사자들의 신분은 대부분 비정규직(프리랜서 67.0%, 계약직 19.6%)이었다.
조사에 응한 드라마 제작종사자들은 “막돼먹은 영애씨 53시간 촬영 후 졸음운전했다”, “잠이 부족했고 여름철에 당뇨에 걸렸다”, “밤샘하고 운전하다가 사고 난적도 여러 번 있고, 엄청 추운날 야외 촬영하다가 머리가 어지러워 ‘이러다 죽겠다’ 싶었던 적도 수십번”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과로로 건강 이상이 생겨도 쉬는 날이 없어 병원도 못가고, 가더라도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고 산재처리를 안해준다”고 제보한 사람도 있었다.
티에프는 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현재 제작 중인 일부 드라마에 대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티에프는 다수의 현장제보가 공통적으로 접수되고 증거수집이 가능한 현장으로 JTBC의 <미스티>, KBS의 <라디오로맨스>, OCN의 <그남자 오수>, tvN의 <크로스>를 꼽았다. 티에프는 “이들 현장의 장시간 근로 및 적정한 휴게시간 부여 여부, 임금체불 및 최저임금 미달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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