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면담요청서’를 든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열린 노조 무력화 중단과 불법사찰 사죄 촉구 기자회견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회사 쪽 직원 등이 제지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검찰이 삼성전자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수천건의 ‘노조 와해 전략’ 문건을 근거로 삼성의 노조 파괴 공작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삼성그룹 관련 4개 노조가 삼성의 노조 탄압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서비스연맹에 나뉘어 소속된 삼성 계열사 노조들이 공동투쟁을 선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지회(에버랜드), 삼성웰스토리지회, 서비스연맹 삼성에스원노동조합 등 4개 노조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은 노조를 인정하고 단체협약 체결과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등의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은 이제 폐기돼야 한다”며 “4개 노조는 노조 파괴 문건과 관련해 삼성에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우 삼성지회 지회장은 “2013년 삼성의 노조 와해 전략이 담긴 ‘에스(S)그룹 노사전략’ 문건이 드러난 데 이어 이번에 검찰이 추가로 6천건에 이르는 문건을 찾았다는 건 삼성의 노조 파괴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뒤 4개 노조 대표 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삼성전자 사옥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 관계자들과 가로막는 경비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4개 노조는 이날 전달하지 못한 면담요청서를 조만간 내용증명 형식으로 삼성 쪽에 발송하기로 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