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탈출 6년만에
3900억원대의 금융 사기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뒤 병원을 탈출해 중국으로 도망쳤던 변인호(48)씨가 6년여 만에 중국에서 체포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30일 “중국 당국으로부터 변씨를 8월20일께 체포했다는 통보를 받고 중국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했다”며 “석달째 중국으로부터 답변이 없어 곧 정식으로 범죄인 인도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변씨가 송환되지만, 중국이 변씨를 처벌한 뒤 석방하면 송환되지 않을 수 있다. 변씨는 불법체류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1996년부터 다음해 6월까지 폐기된 반도체 등을 값비싼 컴퓨터 부품인 것처럼 꾸며 외국으로 수출한 것처럼 신용장을 만들어 8개 시중은행으로부터 수출대금 등으로 2300여억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3900억원대의 금융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97년 11월 구속기소됐다.
변씨는 98년 8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넉달 뒤인 12월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 한양대병원에 입원했다. 그 뒤 한달 만에 창문을 통해 병원을 빠져나갔고, 99년 6월 위조 여권을 이용해 중국으로 달아났다. 이로 인해 당시 변씨의 변호사와 경찰, 교도관 등 그의 도피를 도왔던 12명이 무더기로 구속되기도 했다. 궐석으로 진행된 항소심에서 변씨는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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