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죄로 실형이 확정된 선아무개씨 등이 협박의 근거로 제시했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에 성매매 장소로 등장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고급 빌라.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등장하는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이 회장 측에서 9억원을 뜯어낸 일당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씨제이(CJ)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아무개(57)씨 등의 상고심에서 선씨에게 징역 4년6개월 등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선씨의 동생(47)과 이아무개(39)씨도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선씨 등은 지난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5차례에 걸쳐 이 회장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과 삼성에스디에스 고문 명의로 임대된 논현동 빌라 등에서 이 회장의 유사 성행위를 몰래 촬영한 뒤 이를 폭로하겠다며 삼성 쪽을 협박해 9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도 못해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씨제이 쪽의 개입이 의심됐지만 1·2심 재판에서는 씨제이 개입 의혹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