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댓글이 뭐길래…바이럴 마케팅 ‘드루킹 불똥’ 튀나

등록 2018-04-18 10:39수정 2018-04-18 11:24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 분야 적극 활용
거짓 구매 후기에 ‘셀프 댓글’도 올려
소비자 눈치 빨라져 광고 아닌듯 포장
“도 넘은 댓글 홍보 수사대상 될 수도”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드루킹’ 파문으로 정치 영역에서 벌어진 여론 조작 행태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가운데, 댓글이나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바이럴 마케팅’도 함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상업 광고가 아닌 제품 후기인 것처럼 위장해 글을 올리는 행위도 일종의 ‘여론 조작’ 아니냐는 것이다. 광고업계에서는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는 입장이지만, 누리꾼을 적극적으로 속이거나 과장 등이 심각한 경우에는 검찰 수사나 재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화장품, 식품 등의 소비재 분야는 바이럴 마케팅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대표적인 제품군이다. 이들 제품군은 상품을 개봉하면 교환이나 환불이 어렵기 때문에 미리 구매해본 사람의 후기가 다른 소비자의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프리랜서 마케터’라고 스스로를 칭한 ㄱ씨는 인터넷 카페 등에 후기 형식의 화장품 홍보 글과 댓글을 올리고 홍보대행사로부터 3~5만원 정도를 사례금으로 받는다고 밝혔다. 한 아이디(ID)로 후기를 남기고, 추가로 확보한 다른 아이디 2~3개로는 ‘나도 써봤는데 좋더라’는 식으로 댓글을 남긴다고 한다. ㄱ씨는 “후기 글만 올렸다가는 다른 누리꾼들이 ‘광고 아니냐’, ‘써봤는데 이 제품 별로다’라는 댓글을 남겨 홍보하는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며 “광고 회사가 ‘댓글 여론을 관리해 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아이디를 사용해 다른 사람인 것처럼 댓글을 남긴다”고 했다. 게시글에 동조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셀프 댓글’을 다는 일이 정형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주로 식품류의 홍보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단다는 ㄴ씨는 “반려동물 간식 홍보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실제 구매 후기 같이 쓰기 위해 지인의 반려견 사진을 함께 올리며 ‘우리 강아지가 너무 좋아한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고 말했다. 광고라는 사실 감출수록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일반 댓글을 가장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댓글을 통한 광고는 이미 일상적인 홍보 수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서 ‘댓글 알바’라고 검색하면 관련 채용 공고가 여러 개 나온다. ‘4시간 동안 특정 게시물에 정해진 양식대로 댓글을 달면 6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홍보성 게시물에 다른 사용자의 이름을 ‘태그’하면서 ‘나도 샀다’ 같은 댓글을 달면 댓글당 200원~5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도 있다. 광고 회사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담당했던 김아무개(29)씨는 “요새는 누리꾼들이 바이럴마케팅을 감별하는 눈이 높아져 최대한 광고가 아닌 것처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를 넘는 댓글 홍보는 수사대상이 되기도 한다. 자사 홍보를 넘어서 상대 업체까지 비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수능 인터넷 강의 1위 업체인 이투스교육의 김아무개(54) 대표는 지난 1월 댓글 알바를 고용해 경쟁업체를 비방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3년간 9억원을 들여 홍보대행사를 통해 댓글 알바 20여명을 고용, 인터넷 포털이나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서 이투스 강사를 홍보하고 경쟁사 강사를 비방하는 댓글 수만개를 달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전문가들도 과도한 댓글 마케팅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변호사는 “상품을 써보거나 구매하지 않았으면서 댓글로 홍보하는 행위는 일종의 기망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는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고 나아가 인터넷 포털 사업자에 대한 업무방해 행위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