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사건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 발표 및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네이버 댓글창 추천수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아무개(48)씨가 지난 3월 중순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직접 금전 제공과 관련한 협박을 하고, 이에 김 의원이 직접 두 차례 답장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23일 <한겨레> 취재 결과, 김씨는 김 의원 쪽을 통한 일본 총영사 인사 청탁 등이 이뤄지지 않자, 지난 3월 중순께 자신의 측근이 김 의원의 보좌관에게 5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을 밝히며 김 의원을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씨는 이런 내용을 ‘텔레그램’과 ‘시그널’ 메신저를 통해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 김씨의 메시지를 확인한 김 의원은 시그널로 ‘황당한 이야기지만 확인해보겠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고, 몇 시간 뒤 ‘(보좌관의) 사표를 받았다’는 취지로 김씨에게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대화가 이뤄진 채팅방은 이미 삭제됐지만, 김씨가 이런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이 휴대폰에 남아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 간부인 김아무개(49·필명 성원)씨가 김 의원 보좌관에게 500만원을 전달한 시점은 2017년 9월이며, 보좌관이 돈을 돌려준 것은 ‘드루킹’ 김씨가 구속된 뒤인 3월26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 뒤 인사 청탁과 함께 건너간 돈이 김씨의 구속 뒤에 반납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경찰은 김씨한테 돈을 받은 김 의원의 보좌관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후 김 의원 소환 시점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앞서 김씨 쪽으로부터 500만원의 후원금이 전달됐다는 <한겨레> 보도(16일치 3면)에 대해 “김씨로부터 받은 후원금은 10만원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경기도 파주경찰서는 ‘드루킹’ 김씨가 본거지로 사용했던 파주시 출판사 느릅나무에 지난 18~21일 세 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침입해 물품 등을 빼낸 혐의로 구속된 ㄱ씨(48)가 한 언론사 기자와 공모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느릅나무 사무실에서 태블릿피시(PC) 및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을 빼돌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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