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와 동국대 청소노동자 노동조합 쪽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총장실에서 청소노동자 사태 타결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왼쪽 둘째부터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한태식 동국대 총장, 김형수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위원장, 이선인 민주일반연맹 공동위원장, 오종익 서울일반노조 동국대분회장. 민주노총 제공
‘청소노동자 근로장학생 전환 반대’를 외치며 지난 1월부터 이어진 ‘동국대 청소노동자 사태’가 파업 농성 86일, 단식 9일 만에 마무리됐다. 학교는 내년까지 청소노동자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고, 노동자들은 곧바로 농성을 풀기로 약속했다.
동국대와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동국대시설관리분회는 24일 저녁 7시께 서울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노동자 사태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학교 쪽은 노조와 협의를 통해 2019년 2월1일까지 청소노동자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학교는 또 청소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진정이 끊이지 않았던 기존 청소용역업체 ‘태가비엠’과의 용역계약도 4월25일자로 해지하기로 했다.
노조 쪽은 즉시 농성을 해제하고 학교 본관에 설치된 농성장을 철거하기로 했다. 새로운 용역업체가 결정되는 대로 청소 업무에 복귀할 것도 약속했다. 한태식 동국대학교 총장과 김형수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위원장, 이선인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이런 내용이 담긴 합의서에 서명했다.
‘동국대 청소노동자 사태’는 최저시급이 7530원으로 오른 올해 초 학교 쪽이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를 새로 충원하지 않고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학교의 결정에 반발한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1월29일부터 동국대 본관에서 파업 농성을 했다. 지난달 2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농성장을 방문하면서 쟁점은 ‘직접고용’으로 바뀌었다. 학교 쪽은 여당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검토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약속 이행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오종익 분회장과 김형수 위원장은 “직접고용 약속을 지키라”며 지난 16일부터 9일간 단식을 했다.
학교 쪽은 “사회적 약자인 청소노동자들의 애환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직접고용 등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 쪽도 “사립대학들의 무분별한 청소노동자 인원 감축과 이로 인한 학습권 침해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뤄낸 직접고용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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