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졸업생들이 노동절인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 설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노동절인 1일 노동조합 결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위험한 곳에서 일하고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성화고 졸업생 10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특성화고 노조)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설립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본격적인 활동 시작을 알렸다. 이들은 설립선언문에서 “특성화고 졸업생이 생애 첫 노동을 시작하며 마주하는 현실은 강제야간근로, 임금체납, 장시간 노동, 성희롱과 성추행 등”이라며 “특성화고 졸업생을 값싸게 쓰고 버리는 부품으로 여기는 회사가 없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설립총회를 열어 임원을 선출한 뒤 2일 고용노동부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할 계획이다. 특성화고 노조에 참여하는 졸업생은 100명 남짓으로 전해졌다.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노동조합 설립에 나선 데에는 세 차례의 ‘죽음’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16년 5월28일 서울 구의역에서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아무개(당시 19살)씨가 숨졌다. 지난해 11월19일에는 제주의 한 음료 제조업체에서 현장 실습 중이던 고등학생 이민호(당시 18살)군이 압착기에 깔린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거뒀다. 또 지난 3월28일에는 경기 남양주 이마트에서 이아무개(21)씨가 무빙워크를 점검하다 기계에 몸이 끼어 숨졌다. 이들은 모두 특성화고 출신이었다.
특성화고 노조는 이후 고용노동부에 특성화고 졸업생의 노동 현장 처우 개선을 위한 교섭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 특성화고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각종 차별을 받고 위험한 환경에 배치되는 일이 없도록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글·사진/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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