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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지 “유튜버 성추행 국민청원, 페미니즘 아닌 휴머니즘”

등록 2018-05-18 17:28수정 2018-05-20 11:03

18일 인스타그램 통해 청와대 청원 참여 이유 밝혀
“한쪽으로 치우쳐질 수 있는 행동…제대로 된 결론 바란다”
“여자여서가 아니다…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든 것”
가수 겸 배우 수지. 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겸 배우 수지. JYP 엔터테인먼트 제공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이었다.”

가수 겸 배우인 수지가 3년 전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스튜디오 안에서 남성들에게 협박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유튜버 양예원씨의 폭로를 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한 이유를 밝혔다.

수지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메모장에 적은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17일 새벽 4시 즈음,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던 ‘여자 사람'이 원치 않는 촬영을 하게 됐고 성추행을 당했고, 나중에는 그 사진들이 음란 사이트에 유출돼 죽고 싶었다는 글을 보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글을 읽는 게 너무 힘든 동시에 이 충격적인 사건이 이 용기 있는 고백이 기사 한 줄 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그 새벽 당시에는).”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만약 이 글이 사실이라면 더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할 것 같았고, 수사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바랐다”고 국민청원 동의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런 사진들이 유출되어버린 그 여자 사람에게만큼은 그 용기 있는 고백에라도 힘을 보태주고 싶었다”면서 “몰카, 불법 사진유출에 대한 수사가 좀 더 강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청원이 있다는 댓글을 보고 동의를 했다. 이 사건을 많이들 알 수 있게 널리 퍼트려달라는, 그것만큼은 작게나마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특정 청원에 참여한 부분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쪽으로 치우쳐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어찌 됐든 둘 중 한쪽은 이 일이 더 확산되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해결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수지는 “그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이었다”고 고백했다.

가수 수지 인스타그램 갈무리
가수 수지 인스타그램 갈무리

아래는 수지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전문이다.

5/17 새벽 4시 즈음 어쩌다 인스타그램 둘러보기에 올라온 글을 보게 됐다.

어떤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던 여자 사람이 3년 전 일자리를 찾다가 원치 않는 촬영을 하게 됐고 성추행을 당했고, 나중에는 그 사진들이 음란 사이트에 유출되어 죽고 싶었다고.

정확히 어떤 촬영인지 완벽하게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했고, 뭣도 모른 체 무턱대고 계약서에 싸인을 해버렸는데 막상 촬영장을 가보니 자신이 생각한 정도의 수위가 아니었고, 말이 달랐다는, 촬영장의 사람들의 험악한 분위기에, 공포감에 싫다는 말도, 도망도 치지 못했다는.

그 디테일한 글을 읽는 게 너무 힘든 동시에 이 충격적인 사건이 이 용기 있는 고백이 기사 한 줄 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 새벽 당시에는)

만약 이 글이 사실이라면 더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할 것 같았고 수사를 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바랬다. 하지만 검색을 해도 이 사건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고 사실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뭐지 싶었다. 인스타그램에 글이 한두개만 올라와 있었다.

새벽에 친구한테 이런 사건이 있는데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문자를 보내놓은 뒤 일단 잠이 들었다. 일어나 찾아보니 정말 다행히도 인터넷에는 이 사건들의 뉴스가 메인에 올라와 있었다. 실시간 검색에도. 이제 수사를 시작했다고 하니 다행이다 생각하며 어떻게든 이 사건이 잘 마무리가 되길 바랐다.

다른 일들을 하며 틈틈이 기사를 찾아봤는데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아직 수사 중이다. 맞다.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아직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엔 양측의 입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아무것도 안나왔으며 어떤 부분이 부풀려졌고 어떤 부분이 삭제되었고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선뜻 새벽에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듯한 댓글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아직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이 사건에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진들이 유출되어버린 그 여자 사람에게만큼은 그 용기 있는 고백에라도 힘을 보태주고 싶었다. 몰카, 불법 사진유출에 대한 수사가 좀 더 강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청원이 있다는 댓글을 보고 사이트에 가서 동의했다. 이 사건을 많이들 알 수 있게 널리 퍼트려달라는, 그것만큼은 작게나마 할 수 있었다.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 맞다. 영향력을 알면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쪽으로 치우쳐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둘 중 한쪽은 이 일이 더 확산되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 둘 중 어느 쪽이든 피해자는 있을 거니까.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해결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

그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 이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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