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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내 1호 협동조합’ 쿱택시의 꿉꿉한 속사정

등록 2018-05-20 15:06수정 2018-05-21 21:09

박계동 전 이사장 조합원 과반 동의로 해임
박 전 이사장 vs 비대위 5~6건 소송 맞붙어

비대위 “친인척·측근들로 독단적인 경영”
박 전 이사장 “비대위 조합 탈취하려 시도”
한국택시협동조합 ‘쿱택시’ 차고지에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쿱택시는 택시 기사들이 출자해 운영하며 사납금이 없고 수익을 모두 기사들에게 배당하는 구조로 주목받았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한국택시협동조합 ‘쿱택시’ 차고지에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쿱택시는 택시 기사들이 출자해 운영하며 사납금이 없고 수익을 모두 기사들에게 배당하는 구조로 주목받았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국내 1호 택시협동조합인 ‘쿱택시’의 이사진이 해임되고 조합원과 소송전이 벌어지는 등 분란에 휩싸였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택시 76대가 열흘 넘게 운행을 멈추기도 했다. ‘조합원 모두가 주인’이라는 택시협동조합 실험이 구성원 간의 내부 갈등으로 휘청이는 모양새다.

‘쿱택시’는 ‘사납금 없는 택시협동조합’을 내걸고 탄생한 국내 첫 택시협동조합이다. 2015년 출범한 ‘쿱택시’는 기사들이 2500만원씩 출자금을 내 조합원이 되고 조합의 수익을 배당으로 나눠 갖는 구조다. 매일 사납금을 내야 하는 법인택시와는 다른 ‘공동체 모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국회의원 출신인 박계동(66) 전 이사장을 비롯한 운영진과 조합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박 전 이사장 해임에 앞장섰던 비상대책위(비대위) 쪽은 박 전 이사장이 가까운 사람들을 등용하며 독단적인 경영을 했다고 주장한다. 비대위 설명을 종합하면, 조합의 경리부장은 박 전 이사장 동생의 부인이고, 감사와 이사진들도 박 전 이사장의 측근으로 구성돼 조합 운영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다는 게 비대위의 지적이다. 반면 박 전 이사장은 “조합 설립 초기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협동조합에 뜻을 가진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이 조합원들의 동의 없이 출자금을 임의로 빌려준 정황도 있다. 박 전 이사장은 지난 2016년 택시협동조합에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하겠다며 구미·경주·광주 등의 택시협동조합과 함께 한국택시협동조합연합회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이사진은 구미 쿱택시에 서울 쿱택시의 돈 3억원을 빌려줬다. 박 전 이사장은 “협동조합끼리는 통화 스와프처럼 단기자금을 이자 받고 빌려주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대위 쪽은 “조합원들은 억대의 돈을 빌려준 사실을 회계 내역을 직접 확인한 후에야 알게 됐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존 운영진이 총회나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는 등 불투명한 운영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결국 박 전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임시총회에서 조합원 159명 중 과반인 85명의 찬성으로 해임됐다.

갈등은 열흘이 넘는 택시 운행 중단으로 이어졌다. 박 전 이사장은 이사장 ‘직무대행’으로서 결재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사들의 급여·가스비 등의 지급을 막았다. 비대위 쪽은 집행부가 급여 지급 등 통상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박 전 이사장 쪽은 지난 15일 “업무를 전면 정상화하겠다. 박 전 이사장의 직무대행 자격은 향후 법원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냈다. 박 전 이사장은 “(이사장 해임 등은) 비대위가 협동조합을 탈취하겠다는 생각으로 선동한 결과”라며 “협동조합의 기본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대위가 파업을 해 조합이 와해됐다”고 주장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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