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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용산5구역 4층 건물 붕괴…1명 부상

등록 2018-06-03 19:38수정 2018-06-03 20:59

용산역 맞은편 재개발 지구 건물 붕괴
4층 집에 머무르던 60대 여성 경상
긴급안전점검 결과, 5구역 내 건물 3개 ‘위험’
주민들 “붕괴 전조 민원 냈지만 무시당해”
3일 낮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서 4층짜리 상가 건물이 무너져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이 건물 붕괴 현장에서 추가 피해자 수색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3일 낮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서 4층짜리 상가 건물이 무너져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이 건물 붕괴 현장에서 추가 피해자 수색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9년 전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남일당 건물 바로 옆, 서울 용산구 국제빌딩 5구역에서 4층짜리 건물이 무너졌다. 인명피해는 1명이 경상을 입는 정도에 그쳤지만 자칫하면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용산구청은 5구역 내의 주변 건물에 대해서 긴급 안전진단을 진행했다.

서울 용산소방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3일 오후 12시35분께 서울 용산구 국제빌딩 5구역(도시환경정비사업)내 4층 상가가 무너져내렸다. 이 사고로 이 건물 4층에 거주하던 이아무개(68)씨가 팔과 다리 등에 열상과 화상을 입고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에서 구조된 이씨는 “집에 있는 동안 흔들림을 느끼고 밖으로 대피하던 중에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이라 무너진 건물 1·2층의 식당들이 문을 닫았고, 3·4층에 살고 있는 입주민들도 이씨 말고는 집 밖에 있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부상 1명에 그쳤다. 하지만 평일 점심시간이면 이 건물 1, 2층 식당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밥을 먹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도 이어질 수 있던 아찔한 사고였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에서 일어난 화재를 수습했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인명피해에 대비해 이날 오후 늦게까지 잔해 더미를 샅샅이 뒤졌다. 용산경찰서는 “소방의 인명 수색이 끝난 뒤 내일 사고 원인 규명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산구청은 건축 구조 진단과 관련한 전문가에게 의뢰해 국제빌딩 5구역 내 11개 건물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구청 쪽은 “전문가가 육안으로 11개 건물의 내외부를 점검한 결과, 3개 건물은 사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외력이 가해져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입주를 보류했다”며 “나머지 8개 건물은 영업이나 주거에 무리가 없다”고 점검 결과를 밝혔다.

용산구청은 “사고 건물이 1966년에 지어지는 등 연식이 매우 오래됐는데 그동안 사고 건물에 대한 안전 점검을 몇번이나 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민원 등 접수된 사항이 없어서 위험시설물로 인지하지 못했고 점검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붕괴 사고가 일어난 건물의 입주자 정아무개씨가 지난 5월9일 찍어둔 건물 벽면이다. 정씨는 “용산구청에 이 사진을 보내며 민원을 제기했는데, 3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있었던 브리핑에서 용산구청 직원이 ‘민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붕괴 사고가 일어난 건물의 입주자 정아무개씨가 지난 5월9일 찍어둔 건물 벽면이다. 정씨는 “용산구청에 이 사진을 보내며 민원을 제기했는데, 3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있었던 브리핑에서 용산구청 직원이 ‘민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현장에서 사고 건물 입주자들과 5구역 내 건물 입주자들은 “건물 붕괴 전조 증상이 한참 전부터 있었지만 관계 당국이 입주자들의 문제제기를 무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아무개씨는 “지난달 건물에 생긴 균열을 사진 찍어 용산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오늘 용산구청 관계자가 ‘민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구청 직원들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또 다른 식당 주인인 이아무개씨도 “한 달 전부터 건물에 금이 가면서 벽이 튀어나왔고 어제는 출입문을 닫는데 아귀가 안 맞아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5구역의 다른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한 남성도 “4구역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발파 공정이 이뤄질 때 5구역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고, 이후 땅과 건물들에 균열이 생기고 가게로 흙탕물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구청에 여러 번 민원을 제기해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것 같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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