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 주 후반 검사장 인사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강욱(사법연수원 19기) 대전고검장이 12일 사직했다. 연수원 19∼20기 중심으로 일부 검사장들의 용퇴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김 고검장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사직인사’를 올려 “오늘 제 청춘의 전부를 쏟아부은 정든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가 된 첫해인 1990년 여름 우연한 일을 계기로 조그만 쪽지에 ‘내 사건의 관계자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적게 됐다. 이것을 지갑에 넣고 28년 동안 지니고 다녔다”며 “제가 검사로 근무하는 동안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그간의 검사 생활을 돌이켰다.
이어 최근 논의되고 있는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검찰 개혁이 우리 사회 현안이 됐다. 검찰이 이런 상황에 처해 최고참 고검장으로서 죄송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바라건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근시안적이고 감성적인 판단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형사사법체계가 결정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고검장은 “인권옹호 기관으로서의 책무를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하여 선배들이 하지 못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검찰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대검 중앙수사2과장, 서울동부지검 차장, 청주지검장, 의정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김 고검장 외에도 일부 고참 검사장들이 조만간 사직 의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장 인사에선 연수원 20∼21기의 고검장 승진, 24∼25기의 검사장 승진이 예상된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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