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1만4134개 투표소 중 민간 투표소 300여곳
갤러리·카페·태권도장·차 대리점 등 이색 투표소 눈길
갤러리·카페·태권도장·차 대리점 등 이색 투표소 눈길
보통 투표소라고 하면 공공 기관을 떠올린다. 동네 주민센터와 구청이 대표적이고, 학교도 넓은 범주로 보면 공공 기관이다. 그런데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1만 4134개 투표소에는 이런 공공 기관만 있는 건 아니다. 선팅 가게, 미술 갤러리, 카페, 태권도장, 자동차 판매 대리점, 웨딩홀, 야구부 실내훈련장, 목욕탕 지하 등 뜬금없는 장소에서도 투표소가 열린다. 이런 민간 시설 투표소는 전국에 모두 300여곳이다.
제20대 총선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던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루마썬팅 서대문점은 이번에도 ‘남가좌2동 제2 투표소’로 변신했다. 자동차 썬팅 필름이나 블랙박스 장착 등을 소개하는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지만, 그 아래로 시민들은 손을 잡고 투표를 위해 대기한다.
투표와 동시에 예술 전시 작품들을 ‘자동 관람’하게 되는 곳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아터테인과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의 미광화랑 등 갤러리 투표소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김기봉 미광화랑 대표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표하러 왔다가 작품 감상하시라고 전시를 철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지역 주민들이 하나둘 모이는 대중목욕탕도 투표소로 제공됐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원향대중탕, 부산 서2동의 명곡탕은 이번 지방선거를 위해 지하 주차장을 투표소로 제공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13일 오전 서울 공덕동 원향대중탕 지하에 마련된 공덕동 제5투표소를 이용한 한 시민은 “전에 살던 동네에서는 10분 걸어 근처 학교까지 갔었는데 이곳은 1분 거리라 편하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생애 두 번째 투표를 마친 23살 시민은 “보통 학교 같은 데서 투표한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특이한 것 같다”고 신기해했다. “몇 년째 이곳에서 투표해서 이미 낯설지 않다”는 시민도 있었다.
전국의 카페 투표소들도 곳곳에 등장했다.
이밖에도 체육관, 태권도장, 자동차 대리점, 예식장 등이 전국에서 투표 장소로 활용됐다. 초등학교 야구부 실내훈련장, 주민센터 헬스장 등도 공공시설이지만 독특한 투표소로 꼽혔다.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화보]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 남가좌2동 제2투표소로 변신한 루마썬팅 서대문점.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서울 남가좌2동 제2투표소로 변신한 루마썬팅 서대문점.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서울 연희동 제5투표소로 제공된 갤러리 아터테인.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부산 민락동 미광화랑 쪽은 유권자들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특별전으로 열리고 있는 김범수 작가의 작품 30여점을 그대로 걸어두었다. 부산/연합뉴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전 한 목욕탕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제5투표소에서 자녀와 함께 투표를 마치고 한 유권자가 걸어나가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중앙선거관리위원회 www.nec.go.kr
위: 서울 서대문구 카페 산맥로스터리에 붙은 휴무 안내문, 아래: 13일 아침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주민센터 카페 모습(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삼호체육관. 연합뉴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태권도장. 연합뉴스
강원도 춘천시 기아자동차 신춘천대리점. 연합뉴스
서울 광진구 기아자동차 대공원대리점. 연합뉴스
부산시 금정구 골든웨딩타운. 연합뉴스
부산시 금정구 골든웨딩타운. 연합뉴스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 야구부 실내훈련장. 연합뉴스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 야구부 실내훈련장.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송파2동 주민센터 헬스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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