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경, 상대 약점 집중포화…‘정전협정’ 맺듯 이색 서명식

등록 2018-06-21 19:34수정 2018-06-21 21:19

청와대, 적나라한 양쪽 의견서 공개

검, 고문치사 등 경찰 인권침해 지적
경, 사건 가로채기 등 검찰폐해 비판
청와대·총리실 중재로 합의문 서명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 담화 및 서명식이 끝난 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명서를 함께 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 담화 및 서명식이 끝난 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명서를 함께 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석한 ‘검·경 수사권 조정 담화 및 서명식’은 여러모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이색적 풍경을 연출했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갈등의 골이 워낙 깊었던 탓에 국무총리실과 청와대가 나서 두 권력기관의 ‘정전협정’을 주선하는 모양새였다. 각자 서명한 합의문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은 마치 적대적 두 나라가 화해하며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가 대검찰청과 경찰청에서 제출받아 합의문과 함께 공개한 ‘수사권 조정 의견서’는 “두 기관의 상호 협력 관계”라는 ‘평화 체제’로 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검찰은 기존 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경찰은 자신들이 수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과거 상대방이 저지른 인권침해 및 권한남용 사례 등을 깨알같이 거론하며 청와대를 설득했다.

검찰은 “1950년대 자유당 시절, 군사독재 시절의 역사를 통해 사법통제가 약화된 경찰수사권, 경찰국가 체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지 이미 경험했다. 이런 교훈을 망각한 채 불행한 역사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19 혁명 때 경찰 최루탄에 맞아 숨진 김주열군 관련 신문기사와 ‘물고문 도중 질식사’라는 신문 헤드라인이 크게 박힌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의견서에 넣었다. 또 “우리나라 경찰은 민주국가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중앙집권적 단일조직의 국가경찰 체제’를 바탕으로 치안, 정보, 보안, 경비, 교통 등을 독점하고 수사와 정보를 모두 담당하는 거대 권력기관”이라며 자칫 ‘경찰국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도 검찰의 약한 고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6년 현직 부장검사 뇌물수수 사건 때 경찰이 신청한 계좌추적 영장을 검찰이 받아주지 않고 사건을 넘겨받은 사례를 거론하며 “사건 가로채기 및 셀프 수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수사 사례로 15년 전 법조 브로커 사건 수사 당시 압수수색 영장 불청구 사례까지 털어 모았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직접 “검찰개혁은 국민의 명령”이라는 의견을 적어 넣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검찰은 수사권,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형집행권 등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권한의 초집중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정성호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장에게 전달했다. 관가에선 “부처 간 합의”라며 서명식까지 한 사안을 ‘정부 입법’으로 추진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국회에 떠넘긴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