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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선택관광에 선택은 없다’ 열받게 하는 패키지여행

등록 2018-06-25 18:47수정 2018-06-25 21:01

상품안내서엔 선택 가능
가이드는 “의무로 해야”
여행사들 저가 경쟁 탓에
수익 보충하려 강요 많아
이아무개(38)씨는 지난 10일 부모님 등 가족과 함께 인당 49만원을 내고 베트남 다낭 3박5일 패키지여행을 갔다가 기분만 상해서 돌아왔다. 여행사 홈페이지에 ‘선택관광 참여 여부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돼 있었지만, 막상 가보니 야간 시내관광등 선택관광 5개를 반 강제로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연로하신 부모님께 무리일 것 같아 가이드에게 선택관광을 빼달라고 했는데, 가이드가 ‘그럴 수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모두 참여해야 했다”며 “부모님을 모시고 편하게 다녀오려고 패키지여행을 간 건데 후회 막심”이라고 말했다.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여행사의 저렴한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패키지여행에는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여행지에서 추가비용을 부담하는 선택관광이 따라붙게 마련인데, 가이드가 이를 강요하면서 ‘선택관광이 선택이 아니다’라며 불만을 표시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주요 여행사의 누리집에는 대부분 패키지여행에 “선택관광에 참여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다”고 적혀 있었지만, 막상 여행지에 가면 그렇지 않다는 게 이용객들의 주장이다.

지난달 한 대형 여행사를 통해 동남아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ㄱ씨(33)는 “가이드가 선택관광 목록을 주며 ‘의무사항’이라고 말해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밖에 없었다”며 “결과적으로 비용도 자유여행보다 세 배 가까이 더 지불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나아무개(30)씨도 “베이징 패키지여행에서 강요에 못이겨 선택관광인 마사지를 받았는데, 가이드가 팁까지 넉넉히 주라고 강요해 불쾌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여행 커뮤니티 등에도 “가이드가 눈치를 줘 선택관광을 안 할 수 없었다”, “패키지 고객을 돈으로만 보는 것 같아 여행이 즐겁지 않았다” 같은 후기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다.

몇년째 지속되는 패키지여행 주의보는 여행사의 저가경쟁과, ‘대형 여행사-랜드사(현지 여행사)-현지 가이드’로 이뤄지는 하청구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대형 여객사는 상품 정책에 따라 저가 여행상품을 내놓고, 하청업체인 랜드사와 가이드는 선택관광 등을 통해 수익을 메우려다 보니 현장에서 무리한 강요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ㄱ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많은 여행사가 초저가 상품을 내놓고 고객을 유치하는 게 현실”이라며 “가이드도 수익을 내야 하니 선택관광을 강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ㄴ여행사 관계자는 “가이드들은 국내 여행사 소속이 아닌 랜드사 소속이다 보니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3월 국내 여행사와 랜드사가 계약을 맺을 때 ‘관광 가이드에게 최소한의 활동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하는 등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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