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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안성시가 밀어주고, 지역지가 홍보한 윤형주의 이상한 부동산 개발

등록 2018-07-31 17:39수정 2018-09-11 14:13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맞이한 제2의 전성기
윤형주는 안성서 부동산 개발업 시작하다
10년 가까이 투자받고 토지주와 계약하고도 깜깜
실적도 없고 전문 인력도 없는 이상한 업체
서울시 허가 취소 받아도 안성시장은 사업에 긍정적
가수 윤형주씨. 방송 화면 갈무리.
가수 윤형주씨. 방송 화면 갈무리.
‘세시봉’ 원년 멤버인 가수 윤형주(71)씨가 회삿돈 41억원을 빼돌려 고급 빌라 등을 구입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윤씨를 지난 13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관련 기사 : 가수 윤형주, 회삿돈 41억 빼돌린 혐의 검찰송치)

그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농지에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투자금 100억 여원을 유치했으나, 이 사업이 10년 가까이 진척되지 않아 지난해 12월 시행사 관계자들로부터 횡령 혐의 등으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포크 가수로 최근까지도 방송에서 노래를 불러온 윤형주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실 이상한 징후는 경찰 수사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가 2009년 세운 ‘빌드드림’이라는 부동산 개발 회사가 지난해 1월 이미 서울시로부터 등록 취소 처분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부동산개발업의 관리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4조제2항 규정 위반, 즉 전문 인력이 충족되지 않아 등록이 취소됐던 겁니다. 국토교통부의 국가공간정보포털을 보면, 이 회사의 전문 인력은 0명이고 사업 실적도 조회되지 않습니다. 다만, 임원 소재지 및 대표자의 변경을 보고하지 않아 2013년 11월 과태료 1000만원을 낸 사실은 확인되네요.

1970년대 한국 음악계의 포크 열풍을 이끈 윤씨는 잊혀진 가수로 지내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2011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2011년 조영남씨, 송창식씨, 김세환씨와 함께 문화방송(MBC) ‘놀러와’에 출연해 조영남씨를 놀리는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해 세시봉은 수십년 만에 콘서트를 열고 음반을 내기도 했지요. 2015년 이들을 소재로 한 영화 <쎄시봉>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영화 <쎄시봉>에서 윤형주 역을 맞은 배우 강하늘씨와 함께 공연한 윤형주씨.
영화 <쎄시봉>에서 윤형주 역을 맞은 배우 강하늘씨와 함께 공연한 윤형주씨.
그런데 이 시기는 그가 세운 ‘빌드드림’이라는 회사가 안성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물류 단지 조성 사업을 홍보한 시기와도 맞아떨어집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빌드드림은 2009년 3월20일,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됐습니다. 현재 빌드드림의 대표이사는 윤형주씨의 동생입니다. 이 회사는 윤씨와 아내 김아무개씨, 동생 등이 번갈아 대표이사를 맡는 등 수차례 대표가 변경돼 왔습니다. 윤씨는 이 과정에서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를 번갈아가며 취임했다 사임했고요.

빌드드림은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일대 94만8000㎡ 부지에 물류 기지를 세우고 8500억원을 투자받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이 사업은 안성시의 지지를 얻습니다. 황은성 당시 안성시장 당선자는 2010년 6월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업을 소개하며 “보개면 복평리 일대 물류 단지 조성을 위해 경기도와 협의 중에 있다. 물류 단지가 조성되면 8000여개의 일자리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안성시 (시장 황은성 )는 보개 건설기계·자동차 복합 물류 단지의 물량이 국토해양부의 물류 시설 개발 종합 계획이 변경 고시됨에 따라 94만 8000㎡ (28만 7000평 )로 반영됐다고 지난 4일 밝혔다 . 경기도와 안성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보개 건설 기계·자동차 복합 물류 단지는 주 빌드드림 (대표 윤형주 )에서 중고 건설 기계·승용차 등의 수출을 주도하는 국가 전략 물류 거점 수출 기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보개면 상삼리 산 4-1 일원에 8500억원이 투자된다 .” (<안성 시정일보> 2011년 1월 5일치 )

하지만 이후 사업은 지지부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3년 지역에서 부지와 투자 금액이 축소된 상태로 사업에 대한 홍보가 다시 한 번 등장하는데요. 이후에 윤형주씨도 사업과 관련해 송사에 휘말렸습니다. 결국 더는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윤형주씨는 이 기간 동안 새누리당 행사 등에 참석하며 안성시나 경기도와의 스킨십을 이어갔습니다.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유세를 도왔고요. 안성시 선거구 새누리당 김학용 후보 유세장에 참석해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10년 가까이 끌어온 사업은 계속되는 불신 속에서 결국 윤씨가 지난 5월 주민을 대상으로 사과하는 것으로 한 단락을 맺습니다. 그가 검찰에 송치되기 불과 2개월 전이죠.

“윤형주 회장과 빌드드림 측에서 토지주들의 요구에 따라 일부 내용에 대해 해명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009년 토지주 등과 맺은 계약은 토지주가 원하면 무효로 하고 새로 계약을 추진하겠다 . 지난해 본인이 A씨에게 사업권을 잠시 넘겼을 때 2017년 4~5월에 당시 대표자 A씨와 토지주 등이 맺은 계약도 무효다 . A와 재판 진행 중이지만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다 . 103억원의 예금 잔고 통장도 있다 . (그러나) 윤형주 회장 말에 의하더라도 자신이 사업을 일시적으로 넘겨줬던 A씨와도 소송에 있고 이날 토지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제시한 예금 잔고도 ‘빌드드림’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일부 토지주들은 중간에 자리를 뜨는 등 불신을 표현하기도 했다 .” (<시사 안성> 2018년 5월 2일치 )

이런 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성시의 윤형주씨에 대한 신뢰는 변치 않습니다. 서울시청으로부터 허가 취소를 받은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황은성 안성시장은 최근까지 사업에 대한 긍정적 발언을 이어갑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8년이나 늦추어진 사업 일정이지만 기업 유치를 통해 안성시 발전에 커다랗게 기여한다 . 2015년 국토부로부터 보개 물류단지 실수요 검증을 받았고 지난해 경기도 물류단지 지정과 실시 계획 승인 신청을 했다 . 올해 5월 1일 주민 공청회 통해 주변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으며 올해 12월 승인 예정을 목표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 (<자치안성신문> 2018년 5월 27일치)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어떻게 결론 날지는 알 수 없지만, 서울시청으로부터 허가 취소를 받은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해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옹호하는 행위가 쉽게 수긍되지는 않습니다. 10년 가까이 안성의 일부 지역 언론은 윤형주씨의 빌드드림에 대해 홍보성 기사를 다수 게재했습니다. 지역 언론이 홍보하고, 지역 정치인이 밀어주고, 유명 연예인이 앞장서는 사업의 끝은 횡령 혐의로 인한 윤형주씨의 검찰 송치였습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유명 가수가 노래하고 대중의 사랑을 받는 동안 그는 안성에서 10년 가까이 실적도 없는 부동산 개발업을 하며 투자를 받고 토지주들을 기다리게 하였습니다. 윤형주씨의 횡령 혐의는 하루 아침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지만, 사실 사건은 오랜 기간 동안 안성이라는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겁니다.

<한겨레>는 이에 대해 윤씨의 입장을 들으려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 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윤씨가 이에 응하지 않아 해명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앞서 윤씨는 지난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인으로 50년 동안 모범적으로 살아왔다”며 “명예를 걸고 결백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재 오지 빈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봉사를 하기 위해 필리핀에 나와 있는데 나에 대해 보도된 내용을 접했다”며 “주말에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론보도문

<자치안성신문>은 “위 기사의 제목과 내용으로 지역신문인 <자치안성신문>이 개발업자나 관공서인 안성시와 유착해 홍보기사나 써주는 사이비신문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 유감스럽다”는 문제 제기를 했고, 이에 대해 <한겨레>는 아래와 같이 <자치안성신문>의 입장을 전합니다.

“인용된 <자치안성신문> 기사는 6.13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퇴임이 예정됐던 안성시장의 과거 공약과 신규 추진 사업을 점검하는 기사에 포함됐던 여러 내용 중 한 부분이었다. 보개물류단지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안성시장과 경기도지사가 후보 시절 정책 협약한 공약으로, <자치안성신문>이 해당 기사에서 퇴임을 앞둔 안성시장에게 점검한 여러 사업 가운데 하나였다”면서 “<한겨레>가 인용한 해당 기사는 광역·기초 자치단체장의 공약 사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은 것이고, 이는 이후 관련 부서에 추가로 해당 사업에 대해 확인 후 쓴 기사로 홍보 의도가 아닌 퇴임을 앞둔 안성시장의 공약을 점검하는 기사였다. 또한 이와 관련 광고나 대가를 받지도 않았다. <자치안성신문>은 기사와 관련해 어떠한 대가나 광고를 받는 신문이 아니다. <자치안성신문>은 23년 동안 안성에서 묵묵히 지역 언론의 길을 걸어왔다”고 전해 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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