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국가 책임 일부만을 인정 받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법원에 항소했다.
9일 세월호 참사 유족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대리한 김도형 변호사 등은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도형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심 판단은 구조 실패 책임에 관한 국가 책임을 제한해 유족들이 승복하기 어려웠다”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2기 활동을 지켜보면서 진상 규명 위해 항소심 재판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에 참여하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모두 228명이다. 1심 원고로 참여한 355명 중 국가에 청구한 손해배상액(1천만원)이 인정된 형제·자매 등 일부는 항소심에 참여하지 않는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이상현)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면서도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 부재 등은 세월호 참사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 당시 재판부는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선장·선원의 불법행위는 지적했지만 김경일 당시 123정 정장 1명의 위법행위에서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이 비롯됐다고 판단했을 뿐, 진도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구조본부, 국가 재난 컨트롤 타워의 법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유가족이 원했던 국가의 구체적인 법적 책임 규명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1심 재판부는 국가와 청해진해운측에 희생자 1인당 2억원, 친부모에겐 각 4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고의적 범죄 행위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위자료를 두 배까지 늘릴 수 있게 하는 대법원 기준은 적용하지 않았고 참사와 무관한 국민 성금을 위자료 액수 산정에 고려해 비판이 일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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