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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불법촬영 진짜 방조자는 경찰…웹하드 왜 처벌 않나”

등록 2018-08-10 14:39수정 2018-08-10 19:31

여성단체 29곳, 경찰청 앞에서
성별에 따른 편파수사 기자회견
만연한 불법촬영 유통구조 무시
“경찰, 여성 피의자에만 편파적 태도”
여성단체 회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 검거에 나선 것과 관련해 편파수사를 규탄 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hani.co.kr
여성단체 회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 검거에 나선 것과 관련해 편파수사를 규탄 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hani.co.kr
“십수년간 불법촬영 유포·방조한 웹하드는 왜 처벌하지 않는가? 진짜 방조자는 경찰이다.”

경찰이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경찰의 불법촬영물에 대한 성별 편파 수사를 지적해 온 여성단체들이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 29곳은 10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이 공공연히 유포되는 일간베스트, 오늘의 유머, 디씨인사이드 등은 두고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서만 수사하는 것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라며 “정부와 수사·사법기관은 가해자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편파수사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의 불법촬영물 편파수사 사죄 △경찰의 불법촬영물 편파수사 중단 및 동일범죄에 대한 동일 수사 진행 △불법촬영물 유포자, 유통플랫폼, 소지자 등 처벌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에 대한 특별 수사단 구성 등을 요구했다.

여성단체들은 “경찰이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거주하고 있는 국가에 공조수사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봤다”며 “소라넷은 17년간 버젓이 운영됐고, 각종 남초 커뮤니티와 P2P사이트에서는 오늘도 무수한 불법촬영물이 업로드되고 있는데, 경찰에 신고할 때마다 ‘그거 못 잡아요’ ‘서버가 외국에 있어서 어쩔 수 없어요’ ‘포기해요’ 등의 말들만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십수년동안 할 수 있는 걸 하지 않다가 여성 피의자가 등장하자 즉각적으로 체포·수사하고 국제공조를 펼치는 편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불법 촬영물이 매일 밤 도배·유포되는 끔찍한 현실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 진짜 방조자는 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유승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경찰은 작년까지만 해도 ‘웹하드 업체를 음란물 유포죄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수사가 힘들다’고 말했다”며 “해외사이트 음란물에 대한 유포방조 혐의 수사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목도한 지금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2월께 워마드에 올라온 남자 목욕탕 불법촬영 사진 유포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운영자를 특정하고 지난 5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일간베스트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왔다”는 경찰의 해명도 비판 대상이 됐다. 경찰이 그간 구조화된 불법촬영의 유통 산업을 방치해 왔단 지적이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불법촬영 불법유포는 여성을 ‘재료’로 한 유통이고 산업”이라며 “웹하드 업체가 가짜 헤비업로더 명단을 넘겨줬을 때 경찰은 모르고 있었냐”고 되물었다. 김 부소장은 “경찰은 구조의 문제를 외면했고, 범죄를 방조했고, 수사를 우회했다”며 “경찰은 편파수사라고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하고 있냐”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려면 십수년간 산업화된 구조를 추적하고 수사·구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승진 활동가는 “경찰은 ‘일베’의 경우 운영자가 수사에 잘 협조했지만, 워마드 운영자는 협조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건재한 포르노 사이트들은 대체 언제부터 피해촬영물 유포자 수사에 협조했길래 무사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워마드에 수사가 집중됐다는 지적이 일자 지난 9일 “일베는 오랫동안 문제가 되었으며, 경찰은 문제가 되는 게시물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왔다”며 “올해 접수된 일베 관련 신고 69건 중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절차를 통해 53건을 검거해 검거율이 76.8%”라고 밝힌 바 있다.

부산경찰청이 진행한 불법촬영 근절 홍보캠페인. 사진속 불법촬영범을 범죄자가 아닌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처럼 그렸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이 진행한 불법촬영 근절 홍보캠페인. 사진속 불법촬영범을 범죄자가 아닌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처럼 그렸다. 부산경찰청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선 부산경찰청의 ‘불법촬영 근절’ 홍보캠페인도 도마위에 올랐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붉은 볼터치를 한 남성이 어린이같은 복장과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불법촬영하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불법촬영 범죄자 등신대’ 사진을 해운대에서 찍어 올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여성이 극심한 공포심을 느끼는 범죄행위를 ‘별 것 아닌 호기심’으로 여기거나,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일자 부산경찰청은 사과문을 올리고 캠페인을 중단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캠페인을 보고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며 “여성의 인권을 훼손하는 불법촬영과 유통을 희화화 하는 포스터를 통해 경찰청의 인권의식 수준을 참담하게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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