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게시글에 발칵…서울대 ‘불법촬영’과의 전쟁

카메라 등 장비 안 나왔지만
학내 화장실 전수 조사하고
경비업체에 수시 탐지 요청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서울대 몰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여럿 올라와 서울대학교 대학본부와 총학생회가 대응에 나섰다. 불법촬영 의혹이 있는 건물을 점검한 결과 불법촬영 장비가 실제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수조사 등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워마드 누리집을 보면 지난달 29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남자화장실 몰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에도 ‘학교본부 몰카’, ‘인문대 몰카’ 등의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들은 12일 현재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불법촬영을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학본부는 워마드에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 직후 총학생회와 논의해 화장실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앞서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쪽은 지난 8일 서울 관악경찰서와 관악구청에서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 서울대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인문대, 자연대 화장실 등에서 불법촬영 장비 설치 여부를 탐지했다. 이 조사에서 불법촬영 장비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대학본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대에 있는 1700개 화장실 전체를 점검한 바 있다.

서울대 본부는 다음 달 7일까지 서울대 학내 화장실 전체를 대상으로 다시 한 번 불법촬영 장비 설치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최근 불법촬영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대학본부는 불법촬영 장비가 설치됐는지 탐지하는 장비를 구매하고 화장실을 전수조사하는 등의 특별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점검이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학교와 계약한 경비업체에 수시로 화장실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고, 직접 구매한 불법촬영 탐지 장비를 청원경찰에 지급할 계획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워마드에 올라온 불법촬영 글과 관련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총학생회 쪽은 “해당 글의 진위를 알 수 없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라며 “학내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