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된 아이를 낮잠을 재운다며 이불로 뒤집어 씌운 채 질식사시킨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구속기소됐다. 해당 어린이집 교사들은 숨진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낮잠을 재운다며 상습적으로 이불을 씌운 채 꽉 껴안아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여성아동범죄조사부)과 강서경찰서는 11개월 아이에게 이불을 뒤집어 씌운 뒤 눌러 숨지게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아무개(59)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를 방치한 원장 ㄱ(59)씨와 담임보육교사 ㄴ(46)씨를 아동학대치사 방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달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는 김씨는 생후 11개월 된 아이를 억지로 낮잠을 재우기 위해 이불을 씌운 상태로 온몸으로 껴안아 질식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옆에 있던 ㄱ씨와 ㄴ씨는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경찰은 낮잠을 재우려 꽉 껴안는 행위가 수시로 이뤄진 것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를 비롯한 피의자들은 숨진 아이뿐 아니라 다른 0세반 아이들도 낮잠을 빨리 재운 뒤 누워서 쉬거나 다른 일을 하기 위해 비슷한 행위를 반복했다. 경찰은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통해 확인한 결과 8명의 아이들이 24번에 걸쳐 유사한 학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이 보조금을 부정으로 수급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ㄱ씨가 8시간을 근무하는 보육교사가 아닌 김씨와 ㄴ씨를 담임보육교사로 등록한 뒤 보조금 1억원가량을 부정 수급했다고 밝혔다. 또 원장 ㄱ씨는 근무시간 중 헬스클럽을 가는 등 수시로 외출하며 아이들을 방치한 사실도 조사 결과 밝혀졌다.
검찰과 경찰은 “유사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원장이 담임보육교사를 겸임할 수 있는 담임교사 겸임제도를 개선해 보육교사의 과도한 업무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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