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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무중력 영화제’…청년이 만들고 청년이 보다

등록 2018-08-26 19:59수정 2018-08-26 20:12

‘다양성 영화’ 만날 기회 적은 청년 관객과
‘관객’ 만날 기회가 적은 청년 감독을 잇다
‘무중력지대 양천’과 서울시, 양천구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양천구 ‘무중력지대 양천’에서 ‘제1회 무중력 영화제’를 열었다. 청년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청년들이 만든 이 영화제는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문제·성장·젠더와 관련된 12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이 중 우수작으로 뽑힌 <눈치껏>(배은혜), <미화원>(김보원), <김희선>(김민주) 등 세 작품은 다음달 7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재상영된다.
‘무중력지대 양천’과 서울시, 양천구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양천구 ‘무중력지대 양천’에서 ‘제1회 무중력 영화제’를 열었다. 청년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청년들이 만든 이 영화제는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문제·성장·젠더와 관련된 12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이 중 우수작으로 뽑힌 <눈치껏>(배은혜), <미화원>(김보원), <김희선>(김민주) 등 세 작품은 다음달 7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재상영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태권도장 사범 수연은 출근 첫날 원장부터 선배 사범, 아이들, 학부모까지, 도장과 관련된 모든 사람의 눈치를 보기 바쁘다(눈치껏). ‘김희선’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친구는 ’자신에게는 없고 상대방은 가진’ 점 때문에 서로를 부러워 하고(김희선), 이웃집에 사는 남성에게 첫눈에 반한 동미는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른다(명탐정 동미). 은퇴 후 집 안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한 할아버지는 매번 길가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동네 백수 청년을 “그래도 우리가 어른이니까”라며 보듬는다(미화원). 청년의 눈에 비친 2018년 한국 사회가 스크린 위로 펼쳐졌다.

‘무중력지대 양천’과 서울시, 양천구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서울 양천구 ‘무중력지대 양천’에서 ‘제1회 무중력지대 영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다양성 영화’의 기반이 취약한 양천구에서 ‘청년과 영화를 잇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청년들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를 꾸몄다. 관객들에게는 다양성 영화를 접할 기회를 확대하고, 청년 감독들에게는 영화를 보여줄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주최 쪽은 지난 6월23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2030 청년이 만든 30분 내외 독립영상물’을 출품 받아, 주제 의식이 뚜렷하고 완성도가 있는 등 ‘영화의 꼴을 갖춘’ 단편영화 12편을 선정해 100여명의 관객 앞에 선보였다.

이종선 무중력영화제 총괄책임자는 “양천구 청년 500명의 여가생활을 조사한 결과, 다양성 영화를 접할 기반이 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천구 청년들은 다양성 영화를 보기 위해 마포구 등 다른 지역으로 나가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소하고자 지난 5월과 6월, 국내외의 다양성 영화를 선정해 무료로 보여주는 ‘작은 영화제’를 두 차례 연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영화를 만들었지만 틀 공간이 없는 2030 청년 예비영화인들을 위해 ‘무중력 영화제’를 기획하게 됐다. 최근 청년 영화제가 우후죽순 새로 생기고 있지만, 무중력영화제는 예비 영화인들의 성장을 돕는 차원에서 모든 상영작에 대해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하고 선배 영화인들의 강연을 준비했다. 영화를 전공하는 대학생이자 이번 영화제의 실질적인 운영과 기획을 총괄한 장희원 씨네마디 위원장은 “영화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관객과의 대화는 꼭 필요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처럼 큰 영화제가 아니면 그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다. 영화를 하려는 청년들은 대부분 동료나 교수님 등 소수에게만 작품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모든 영화에서 관객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1회 무중력영화제’의 개막작인 <눈치껏>의 배은혜 감독이 25일 오후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을 갖고 있다.
‘제1회 무중력영화제’의 개막작인 <눈치껏>의 배은혜 감독이 25일 오후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관객과의 대화(GV) 시간을 갖고 있다.
2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틀 간 이어진 영화제에서는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문제·성장·젠더 등 세 가지 주제와 관련한 영화들이 상영됐다. 대부분 청년 감독들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것과 의문을 가졌던 것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였다. 개막작 ‘눈치껏’을 제작한 배은혜 감독은 “사회 초년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눈치를 보며 고생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 같다”며 “태권도장에서 사범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살려서 만든 영화”라고 말했다.

이준용 감독은 ‘편안한 밤’이라는 제목의 23분짜리 영화를 통해 서울 성북구 장위7구역의 마지막 주민 조한정씨를 인터뷰하고 강제집행 현장을 보여줬다. 그는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이제껏 계속 아파트에서만 살았는데,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그 자리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장위동으로 향했다”고 영화 제작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강아지를 찾습니다’의 하규빈 감독은 “유기견 보호소와 지역아동센터 봉사 경험을 바탕으로 입양을 앞둔 서연이가 길 잃은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주는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부분경쟁 형태로 치러진 무중력지대 영화제는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에 특전도 부여했다. 차한비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처장, 고아라 인디스토리 배급담당, 영화 곤지암의 주연배우 문예원씨 등 5인의 심사위원은 ‘현 청년 세대의 고민을 담아내었는가’ 등을 기준으로 12개 상영작 중 우수작 3편을 선정했다. 우수작은 오는 9월7일 한국영상자료원의 300석 규모 상영관에서 다시 상영할 기회를 갖는다. 무중력지대 쪽은 “내년 이맘때 2회 무중력영화제를 진행하는 등 매년 행사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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