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곳곳에 최근 ‘도서관 리모델링을 위해 휴관하며 대체열람실을 이용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시한 대체열람실이 충분하지 않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도서관이 리모델링을 결정하면서 내놓은 대체열람실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원성을 내고 있다. 학교가 마련한 대체열람실 수가 많지 않은 데다 공부하기에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는 “개강하고 열람실 이용 수요를 파악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외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학교는 최근 도서관 증축 및 리모델링 등 ‘스마트도서관 건립’을 결정하고 다음 달 10일부터 도서관을 휴관하기로 했다. 해당 도서관은 1978년 지어져 낙후된 시설과 안전문제 등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꾸준히 있었던 곳이다. 이에 따라 학교 쪽은 4개의 자유열람실(좌석 수 2345석)을 모두 폐쇄하고 공사가 끝날 때까지 대체열람실을 사용하라는 공고를 최근 냈다. 공사는 2020년께 종료될 예정이다.
학교가 대체열람실을 마련했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좌석 수 부족과 소음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학교 건물에 붙은 안내문을 보면 대체열람실은 ‘국제학사 1층 식당(약 300석)’, ‘사회과학관 3층 강의실(약 600석)’이라고 되어 있다. 이 학교 국제학사 1층 식당은 현재 폐쇄된 상태지만, 편의점이 있는 데다 식사할 수 있는 공간과 붙어 있다. 강의실에 마련한 대체열람실은 수업이 모두 종료된 방과 후에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어학 공부를 위해 졸업 후에도 이 학교 도서관을 종종 찾았다는 직장인 ㅅ(32)씨는 “도서관 시설이 낡았어도 자리도 넓은 편이고 조용했는데 대체열람실은 그렇진 않을 것 같아서 앞으로는 카페에서 공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자신을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고시생”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학교의 대처가 부족한 것 같다. 대학교 도서관은 각종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는 재학생 및 졸업생들도 많이 이용하는데, 이 학생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썼다. 이에 학생들은 “주변 카페도 터질 것 같은데 어디서 공부하냐”, “집 앞 독서실을 끊어야겠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 학교 총학생회는 “기존의 (공부할 수 있는) 공간부터 활용했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열람실이 기숙사 식당 근처고 시끄럽다는 의견 등이 있을 수 있어 지하캠퍼스나 일부 학과의 열람실을 24시간 개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학교 측이 안전문제로 거부하고 있다”며 “있는 공간부터 제대로 활용하자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쪽은 ‘개강을 하고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아직 개강을 안 해서 도서관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개강하고 상황에 따라 더 필요하다거나 하면 추가로 다른 강의실 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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