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여러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만민중앙성결교회에 다니는 법원 직원이 이 교회 이재록(75)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리다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부장 이정훈)는 30일 올 7∼8월 법원 내부전산망에서 이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실명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 ㄱ씨와 ㄱ씨로부터 받은 정보를 유포한 같은 교회 집사 ㄴ씨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ㄴ씨는 이 목사를 지지하는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 120여명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증인 신문 일정’이라는 글과 함께 성폭행 피해자들의 실명과 증언날짜, 시간 등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악의적 소문 등으로 고통을 받던 중 실명까지 유포되자 두려움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이 목사는 수년 동안 만민중앙성결교회 여신도 7명을 성폭행한 혐의(상습준강간)로 구속기소됐다. 경찰과 검찰은 그가 신도 수 13만 명의 대형 교회 지도자로서 지위나 권력, 피해자들의 신앙심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종교단체 내 성폭행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해 피해자 실명이나 출석 날짜에 대해선 비공개로 하고 재판을 진행해 왔다.
다만, 이 목사는 자신의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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