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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무인계산대 늘리더니 손님 가방 뒤지는 ‘황당한 마트들’

등록 2018-08-31 05:01수정 2018-08-31 14:55

경고음도 울리지 않았는데
동의 구하지 않고 가방 확인
불쾌했던 경험 토로 잇따라
“도둑 취급에 수치스러워”

소비자단체 “시스템 안 갖추고
마트 쪽 편의만 생각하는 처사”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무인계산대가 마련돼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무인계산대가 마련돼 있다.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무인계산대 설치를 늘리면서, 무인계산대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영수증과 가방 등을 ‘불심검문’ 당했다는 경험담도 함께 늘고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이뤄지는 ‘검문’에 불쾌감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부 정아무개(36)씨는 지난 주말 아이 둘과 함께 경기도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다 기습적으로 ‘검문’을 당했다. 마트 직원이 무인계산대에서 계산하고 나가는 정씨를 불러 세워 영수증을 확인하더니 동의도 구하지 않고 가방을 검사한 것이다. 당시 정씨는 과일과 과자 등 식료품을 골라 계산을 한 뒤 유모차에 달린 가방에 넣었다. 큰 아이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해서 서둘러 계산했지만, 그렇다고 돈을 덜 내지도 않았고 도난방지 시스템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정씨는 “처음엔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가방 검사를 거부하지 못했는데 생각할수록 불쾌했다. 아이들 앞에서 마치 도둑 취급을 당한 것 같아 더 수치스러웠다”고 말했다. 평소 대형마트 무인계산대를 자주 이용하는 유아무개(37)씨도 지난달 비슷한 일을 겪었다. 무인계산대에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포함해 물건 2개를 계산하고 가려는 데 마트 직원이 갑자기 “영수증 좀 보시죠”라며 다가왔다. 경고음은 울리지도 않았다. 직원은 “도난방지용 택이 이렇게 쉽게 제거될 리 없는데 이상하다”면서 유씨를 붙잡아 두고 종량제 봉투 등을 확인했다고 한다. 유씨는 “내가 의심스러워 보이는 행동을 했나 별생각이 다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씨나 유씨처럼 무인계산대를 이용한 뒤 ‘장바구니 검사’를 당했다는 경험담은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육아 커뮤니티에는 “아이들과 함께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영수증과 가방 품목을 확인했다”며 “아이들이 무서워해서 그 뒤로는 무인계산대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계산할 때 뒤에서 따가운 시선으로 쳐다보고, 나갈 때도 의심의 눈총을 받았다”며 불편했던 경험을 토로하는 글도 자주 올라온다.

일부 매장에 무인계산대를 설치한 대형마트는 무인계산대에 1~3명의 직원을 배치해 계산 과정 등을 감시하고 있지만, 딱히 영수증 검사 등에 대한 기준은 없다. 직원이 보기에 수상해 보이는 경우에 임의로 가방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오광균 전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상담실장(변호사)은 “소비자를 붙잡아 놓고 강제로 가방을 검사할 권한은 경찰 등 수사기관에도 없다”며 “도난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무인계산대를 설치하고, 도난이 의심된다며 소비자의 가방을 뒤지는 것은 마트의 편의만 생각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도난방지 택이 없는 제품은 확인할 방도가 없어 일일이 검사할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에 검사할지는 직원 개인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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