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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폭우·폭염에도 배달노동자는 ‘무방비 노동’

등록 2018-09-03 14:51수정 2018-09-03 15:49

라이더 유니온준비모임, 배달노동자 55명 대상 실태조사
“폭우·폭염 등에 대한 지원 부족해…별도수당마저 없어”
‘라이더유니온 준비모임’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동노동자쉼터에서 ‘배달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라이더유니온 준비모임’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동노동자쉼터에서 ‘배달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폭염과 폭우 등 궂은 날씨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배달노동자들이 직접 실태조사를 실시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배달노동자를 위한 노동조합을 준비 중인 ‘라이더유니온 준비모임’(유니온 준비모임)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이동노동자 합정쉼터’에서 배달노동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8개 배달대행업체와 6개 일반요식업체 등에 소속돼 일하는 배달노동자 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실태조사는 배달노동자들이 폭염, 폭우, 한파 등 날씨의 변화에 따라 적절한 지원을 받고 있는지를 주로 물었다.

외부 환경과 날씨에 그대로 노출되는 배달노동자들은 궂은 날씨에 따른 물적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시나 아이스 스카프 등 폭염에 대비한 물품을 지급받고 있는 노동자는 전체의 23.6%에 그쳤으며,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 황사마스크를 별도로 지급받는 노동자는 9%에 불과했다. 장갑 등 추위와 관련된 보호용품을 별도로 지급받는 노동자도 32.7%에 그쳤다.

추가수당 여건도 열악했다. 폭염 시 별도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배달노동자는 7.2%에 불과했으며, 비나 눈이 올 때도 추가수당이 없다고 대답한 노동자는 38%에 달했다. 반면 안전관리는 허술했다. 업체 소속 배달노동자 중 30.8%가 폭우나 폭설 시에도 배달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헬멧 등 보호용품을 아예 지급받지 않는 노동자도 절반에 가까운 45.4%에 이르렀다. 그나마 헬멧을 지급받는 노동자 중에도 개인별 헬멧을 지급받고 있는 노동자는 18.1%에 불과했으며, 36.3%는 공용 헬멧을 지급받고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배달노동자들의 인터뷰 내용도 공개됐다. 기자회견에 직접 나온 5년차 배달노동자 김덕영씨는 “업체에서 배달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상관없이 매출에 맞춰 배달노동자 인원을 제한하다 보니 위험한 환경에서 무리한 운행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태조사를 실시한 유니온 준비모임은 배달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10대 요구안을 내놨다. 10대 요구안에는 △폭염·혹한·미세먼지 등 악천후 시 ‘날씨수당’ 지급 △배달 노동자들이 날씨에 따라 자신의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작업거부권’ 부여 △비위생적인 공용 헬멧이 아닌 개인별 헬멧 지급 등이 포함됐다.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활동가는 “정부가 해야할 실태조사를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직접 실시한 것이 죄송하고 감사하다”면서 “위험의 외주화가 서비스업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만큼 중앙정부도 배달노동자의 실태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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