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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실용외교 전문가’ 한승주 고대 교수 ‘눈물의 고별 강의’

등록 2005-12-08 22:05수정 2005-12-08 22:05

‘실용외교 전문가’ 한승주 고대 교수 ‘눈물의 고별 강의’
‘실용외교 전문가’ 한승주 고대 교수 ‘눈물의 고별 강의’
“6자회담·북미 양자협상 병행 바람직”
“외교라는 것은 인간 관계와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원칙을 지키고 진실성을 유지해 신뢰를 얻는 것입니다.”

학자이면서 외무부 장관과 주미대사를 역임하며 외교 현장을 누벼 온 한승주(65)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내년 2월 정년 퇴임을 앞두고 8일 오전 고별 강의를 했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전임강사로 교직에 입문, 70~78년 뉴욕시립대 부교수를 거친 뒤 79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부임한 한 교수는 이날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감회어린 표정으로 자신의 마지막 강의를 마쳤다. ‘외교란 무엇인가’라는 교양과목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이날 한 교수의 고별 강의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최장집 교수 등 800여명이 모였다. 한 교수는 “고려대 창립 100주년 기념 노벨상 수상자 초청 강연보다 수강자가 많다”는 어윤대 총장의 덕담에 이어 강단에 올랐다.

1·2차 북핵위기 때 각각 외무부 장관과 주미대사로서 격동의 외교 현장 한 복판에 있던 한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반 쪽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한 쪽 자체를 포기하는 것보다는 낫다”며 실용주의적 외교 노선을 강조했다.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자존심과 자주의식을 꺾지 않으면서 동시에 강대국과 공동의 이익을 얻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서는 “역할과 책임을 분담함으로써 개별국가의 부담을 경감함과 동시에 양자보다는 서로에 대해 더 큰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밀 유지가 힘들고 조용한 외교가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이유로 6자회담과 동시에 북미간 양자협상을 병행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공개적 압력이나 간접적인 영향력 행사 중 무엇을 택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조용한 외교와 공개적이거나 떠들썩한 외교 중 상황에 따라 북한 주민의 인권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를 마치며 강단을 내려오는 순간, 한 교수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앞으로는 국내외 학자들과 학문적으로 교류하고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그는 강의실을 나섰다.

한 교수는 외무부 장관(1993~1994), 유엔 키프로스 특사(1996), 유엔 르완다인종학살 특별조사 위원(1999), 주미대사(2003~2005)를 지내는 등 등 학계와 외교 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


글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사진 고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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