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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동성애 반대 집회 안내요원’이 청소년 봉사활동인가요?

등록 2018-10-04 04:59수정 2018-10-04 07:20

여가부 산하 자원봉사 게시판 ‘두볼’에
‘동성애 반대 축제’ 진행요원 모집
“혐오 표현에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청소년 봉사시간 취지와 맞지 않아”
지난해 7월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동성애반대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해 7월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동성애반대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보수 기독교계가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자원봉사 게시판을 통해 ‘반동성애 축제’의 지킴이들을 모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 표현’이 축제의 내용을 채울 확률이 높은데다, 물리적 충돌 우려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당 공공기관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봉사활동 모집글을 일일이 모니터링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관리하는 청소년 자원봉사 안내 게시판 ‘두볼(dovol)’에 기독교 관련 단체가 주관하는 ‘제2회 레알러브시민축제 자원봉사 모집’이란 글이 올라왔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오는 6일 부산에서 열릴 시민축제의 ‘안전·안내·퍼레이드 요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다. 게시자인 (사)십대의벗청소년교육센터는 이 행사에 참여하면 봉사활동 7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축제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회 부산퀴어문화축제의 ‘맞불 축제’ 성격이다. 축제를 주최하는 기독교 단체들은 지난해 1회 부산 퀴어축제가 열렸을 때도 축제 장소 인근에서 반동성애를 주제로 맞불 축제를 연 바 있다. 당시 주최 측은 ‘동성애는 성중독이다’, ‘대한민국은 동성애로 인한 에이즈 위험 국가다’ 등의 현수막을 걸어 퀴어 축제 참가자들과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참가자 간 충돌에 대비해 축제 장소에 경력 수백명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청소년은 행사의 종파성과 안전 문제 등을 들어 ‘퀴어문화축제 반대 축제를 자원봉사활동에서 등록 취소해 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상태다. 청원자는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에 자원봉사활동이 비종파성의 원칙에 따라 수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집회에 봉사활동으로 참가자들을 모으는 것은 자원봉사라는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을 쓴 고등학생 김명진(18·가명)군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현장에서 폭력이 벌어질 우려도 있기 때문에 청소년 봉사활동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이 봉사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점을 이용해 학생을 모집한 것도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중학생은 1년에 15시간 이상, 고등학생은 2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 시간을 평균적으로 이수하도록 돼 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봉사활동 모집글을 일일이 모니터링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해당 봉사활동에 정치적·종교적 편향성이나 영리추구의 목적, 또는 안전상 문제 등이 있다고 판단되면 봉사활동가 모집을 제한하거나 봉사활동 단체 인증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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