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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차별과 혐오에 노래로 맞선다” 소수자 연대 첫 합창 공연

등록 2018-10-11 14:12수정 2018-10-11 20:20

성소수자·장애인·이주민 등 연대해
13일 저녁 마포아트센터 무대 올라
“우리가 모여 노래하는 자체가 메시지”
다양한 사회 소수자들로 구성된 지보이스·아는언니들·일곱빛깔무지개·지구인의노래 소속 합창단원들이 13일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지보이스 제공
다양한 사회 소수자들로 구성된 지보이스·아는언니들·일곱빛깔무지개·지구인의노래 소속 합창단원들이 13일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지보이스 제공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합창 소모임 ‘지보이스’의 한 단원은 지난 6월 합창 연습을 위해 이주민 단원을 만났을 때 ‘뜨끔’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주민 합창단원에게 무심코 “한국말을 잘하시네요”라고 말했다가 실수였다는 걸 퍼뜩 깨달았기 때문이다. 상황은 자연스럽게 넘어갔지만, 그에게 이 일은 잊지 못할 에피소드로 남았다. “칭찬의 뜻으로 한 말이지만, 정작 그분들에겐 (이주민은 한국어를 잘 못 할거란) 편견이 담긴 말일 수도 있거든요. 잘 알지 못해서 했던 실수였죠.”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한국 사회의 소수자들이 연대해 노래로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자리가 열린다. 지보이스와 이주민문화예술단체 에이엠시(AMC)팩토리의 ‘지구인의 노래’, 언니네트워크의 비혼레인보우페미니스트코러스 ‘아는언니들’, 장애여성공감의 ‘일곱빛깔무지개’ 등 네 팀의 연합 합창 공연 ‘폭풍공감’이다. 지난 5월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을 바꾸는 예술’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이들의 프로젝트는 단원 60여명이 약 2개월의 연습을 거친 끝에 오는 13일 저녁 서울 마포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소수자들이 연대한 합창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사회에서 비슷한 차별을 경험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지보이스는 지난 3월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대해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작동하는 원리는 같으며, 성소수자가 느끼는 차별과 장애인, 외국인, 이주민 등이 느끼는 차별은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고 썼다. 지보이스의 ‘코러스보이’는 “한국 사회엔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이주민, 난민, 장애인 등 다양한 소수자들이 있는데, 함께 할 수 있는 얘기가 있을 거라고 느꼈다”고 했다. 아는언니들의 ‘뽀뽀스’는 “우리끼리 모여서 노래하는 광경 자체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함께 연습하며 공감되는 부분을 찾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부분을 이해하기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서 8년째 사는 일본인 아마리 미호는 “얼굴만 봤을 땐 나도 한국 사람하고 비슷하니까 (이주민이라는 걸) 잘 모르는데, 대화를 해보고 ‘외국 사람이었느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다”며 “매일 이주민임을 커밍아웃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소수자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많았다”고 했다. 공연을 기획한 지보이스의 ‘석’ 단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합창 공연장을 선택해야 하는데, 장애인들을 위한 휠체어 자리가 생각보다 많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걸 느꼈다”며 “장애인들이 문화생활을 할 때 어려움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사회적 차별을 새삼 깨달은 셈이다.

이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소수자에 대한 공감의 폭이 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폭풍공감이라는 공연명에서 볼 수 있듯, 서로 다른 네 팀의 목소리로 차별 없이 함께 사는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의 음악감독을 맡은 ‘코러스보이’는 “공연에서 부를 노래 ‘별 색깔’에는 ‘누가 제일 예쁜 별인지 다툴 필요가 있을까 모두 우주에서 가장 예쁜 별들인걸’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한 무대에서 모두 빛을 발하며 관객들에게 울림을 주고 싶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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