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건 변호사 재등록 또 거부
“법 개정 전이라 여전히 결격사유”
백씨 “아쉽지만 포기 않겠다”
백종건 변호사.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2017.07.25
종교를 이유로 한 병역거부로 실형이 선고돼 변호사 등록이 취소된 백종건(34) 변호사의 재등록 신청이 또 거부됐다.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한 이후에도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의 판단에는 변화가 없었다.
대한변협은 16일 변호사 등록심사위원회를 열어 심사위원 5대4 의견으로 백 변호사의 재등록 신청을 거부했다. 김현 회장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지만 2019년 연말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여전히 법에서 금지하는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등록 반대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백 변호사는 2016년 병역을 거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변호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이 집행된 뒤 5년이 지나지 않으면’ 변호사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백 변호사도 변호사 자격을 잃었지만, 인권 문제로 접근해야 할 병역거부를 다른 형사범죄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한변협은 지난해 10월에도 백 변호사의 재등록 신청을 거부했다. 심사위원 중 과반인 5명이 실정법 존중과 병역의무의 중요성을 내세워 반대했다. 백 변호사는 헌재의 병역법 헌법불합치 결정 뒤 다시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는 대한변협의 심사를 앞두고 ‘적격’ 의견을 냈지만 대한변협의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백 변호사는 “인권옹호 사명을 강조하는 변호사법의 본래 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대단히 아쉽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서울변회는 대통령 사면 청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