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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해 고무가루’ 날리는데 뛰고 구르고…FC서울 슛돌이가 위험해

등록 2018-10-22 05:01수정 2018-10-22 10:33

FC서울 유소년 인조잔디구장 노후
잔디 마모로 바닥에서 뿌연 먼지 일어
“초록색 가루 범벅, 아이들 다 마셔”
학부모들 ‘잔디 교체’ 강한 반발에
FC쪽 “공사에 수억원 들어” 뒷짐만
20일 오후, 서울 ㅅ중학교에서 진행된 FC서울 유소년축구교실(FOS) 수업 뒤 한 학생의 운동화가 먼지로 뒤덮여 있다. 옆으로 마모된 인조잔디구장이 보인다.
20일 오후, 서울 ㅅ중학교에서 진행된 FC서울 유소년축구교실(FOS) 수업 뒤 한 학생의 운동화가 먼지로 뒤덮여 있다. 옆으로 마모된 인조잔디구장이 보인다.
유소년 축구 클럽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되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이 뛰어 다니는 인조잔디구장은 노후화 등으로 관리가 어려운 곳이 많아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각한 마모로 인조잔디가루와 고무분말 등이 날리면서 아이들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등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C서울의 유소년 축구교실(FOS)은 서울 시내 20여곳의 초·중등학교와 운동장 사용 계약을 맺고 인조잔디 구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매주 90여명의 수업이 이뤄지는 서울 동작구 ㅅ중학교 운동장은 인조잔디 마모 상태가 거의 카펫 수준을 방불케 한다. 20일 오후 ㅅ중에서는 축구교실의 초등학교 3~4학년 선수반 수업이 한창이었다. 40여명의 아이가 공을 차고 받을 때마다 바닥에서 뿌연 먼지가 일었다. 구르고 넘어질 때마다 아이들의 옷은 시커먼 먼지와 초록색 인조잔디가루로 범벅이 됐다. 한 학부모는 “일주일에 세 번, 2시간30분씩 수업하는데 집에 오면 아이가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아이가 좋아해서 일단 시키고 있는데 건강을 해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축구복이 먼지로 새까맣다. 손빨래로도 지워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거를 아이들이 다 들이마신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1년 넘도록 대체구장이나 교체 얘기가 없다. 30여만원의 수업료로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반적인 인조잔디는 겉잔디와 속잔디, 고무분말과 규사로 구성돼 있다. 겉잔디와 속잔디가 다 마모되면 충전재인 규사와 고무분말이 바람에 날리게 된다.

상도동에 있는 ㅅ중학교에서 FC서울 FOS수업을 마친 한 학생의 축구유니폼이 유해먼지로 뒤범벅이 돼 있다. 수업 뒤 올해 초부터 가슴이 아프다거나 기침을 많이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상도동에 있는 ㅅ중학교에서 FC서울 FOS수업을 마친 한 학생의 축구유니폼이 유해먼지로 뒤범벅이 돼 있다. 수업 뒤 올해 초부터 가슴이 아프다거나 기침을 많이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서울 양천구의 ㅅ중학교와 강서구의 ㅇ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축구교실 학부모들의 불만도 크다. 인조잔디가 다 마모돼 잔디가루가 보풀처럼 날리고 바닥이 딱딱해 안전사고의 우려마저 나오는 탓이다. 학부모들은 답답한 마음에 FC서울 누리집 게시판에 항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올라온 글을 보면, “운동을 하고 나면 기침을 하는 날이 많아지고 웬만하면 바닥에 구르거나 슬라이딩 같은 건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인조잔디 교체를 강력히 건의한다”, “경기력 저하와 호흡기 질병이 걱정된다” 등의 내용이었다. 해당 글들은 600~15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공감 댓글들이 달렸지만 구단 쪽은 특별한 답글을 달지 않았다.

FC서울 관계자는 “잔디 노후화에 따른 안전 위험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학교와 협의사항인데다 공사에 수억원이 드는 탓에 이사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 당장 교체는 어렵고 대체구장 마련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정환봉 오승훈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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