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반포의 제이더블류(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신설 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 발표식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과 이철주 어피니티 부회장(왼쪽), 윤관 비아르브이 대표(오른쪽)가 참석했다. 사진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가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전자상거래 사업 전선을 확장했다. 신세계몰과 이마트몰로 양분화돼 있던 온라인 유통 자원을 단일화해 5년 안에 국내 1위 온라인 몰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31일 홍콩계 투자운용사 ‘어피니티 에퀴티 파트너스’와 글로벌 투자회사인 ‘비아르브이(BRV)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1조원을 투자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온라인 사업 신규법인이 출범하는 대로 7천억원을 투자받고, 이후 3천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을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문을 분할하고, 내년 1분기 안에 이를 통합한 새 법인을 출범시킨다.
신세계그룹은 그간 온라인 유통 플랫폼 ‘쓱닷컴’(SSG.COM)에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을 합쳐 운영해왔다. 사업부가 인적·물적으로 분리돼 있다 보니 역량이 분산된다는 점을 고민해왔다. 이에 사업부를 단일화해 의사 결정과 투자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합 법인은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강화해 신선식품 등 판매 우위를 계속 가져가는 데 주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쪽은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확대에 투자를 우선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몰은 현재 경기 용인 보정과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NE.O·네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신설 센터가 김포에 문을 열 예정이다. 점포 내에서 운영하는 피피(P.P·집품 및 포장) 센터 기능도 강화해 빠르고 정확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마트 전략 상품과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상품 등 온라인 전용상품을 대폭 확대하고, 아이티(IT) 기술력 개발에도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가 그룹 차원의 총력전에 나서면서, 전자상거래 업계도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신설 법인에 역량을 집중해 2023년까지는 현재의 5배 규모인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14년 출범한 쓱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2조원으로 아직 영세하지만, 해마다 20~30%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룹 쪽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신선식품 판매에서 경쟁 업체에 비해 강세를 보여온 점도 낙관적 전망에 힘을 더하는 부분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신주인수 계약 발표식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철주 어피니티 부회장, 윤관 비아르브이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그룹의 성장은 신설 온라인 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 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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