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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군검찰 미적대는새…해병대 군인, 쇼핑몰서 10여명 등쳐

등록 2018-11-05 11:13수정 2018-11-05 11:40

해병대 상근예비역 근무하며 중고 거래 사기
신고받은 군 검찰 수사 늑장…그 새 피해 추가
중고나라 화면 갈무리
중고나라 화면 갈무리
이아무개(26)씨는 지난달 12일 중고나라에서 자신을 군인이라 소개한 김아무개(24)씨에게 61만2000원을 주고 문화상품권을 거래하려 했다. 김씨의 신분증과 통장사본도 확인했고, 무엇보다 군인 신분에 사기를 치진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도 상품권을 보내지 않았다. 이에 이씨가 김씨를 수원 서부경찰서에 신고한 뒤 사건은 군 헌병대로 이첩됐지만, 군 헌병대는 “김씨에 대한 사건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면서도 “여러 사건을 동시에 처리하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그를 고소한 사람은 이씨만이 아니다. <한겨레> 취재 결과 김씨가 해병대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한 2017년 4월부터 헌병대에 접수된 김씨에 대한 사기혐의 고소 건수는 20건 남짓으로, 파악된 피해 금액만도 수백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월 김씨에게 45만원짜리 컴퓨터 부품 사기를 당한 또 다른 김아무개(46)씨도 군인 김씨를 서울 중랑경찰서에 고소한 뒤 역시 사건이 군검찰로 이송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군인 김씨를 고소하고 진척이 없어 2년이 지난 올해 10월 담당 검찰수사관에게 수사상황을 문의했으나 역시 “관련 사건이 7~8건 있고, 사건을 나눠서 처리하기보다 한꺼번에 하기 위해 계속 조사중”이라는 답만 들었다. 이 사건을 지난해부터 담당해 온 한 군헌병대 수사관은 김씨와의 통화에서 “구속영장도 신청하려 했지만 피해 금액이 적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도 없어 신청 자체가 기각된 적도 있다”며 “본격적인 수사 진행이 더뎠던 게 사실이고, 결국 이런 사태가 또 벌어졌다”며 사실상 늑장 수사를 시인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 검찰과 헌병대가 군인 김씨 사건에 늑장 대응하는 사이 사기 피해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100만원짜리 피규어 사기를 당한 하아무개(41)씨, 지난달 26일 72만원 상당의 상품권 사기를 당한 강아무개(25)씨 등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 10여명은 최근 단체카톡방을 만들어 피해사실과 수사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수사가 더뎌지는 사이 김씨는 상근군인 신분임을 이용, 퇴근 뒤엔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 티브이(TV)의 게임방송 비제이(BJ)로 활동하며 영리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김씨는 “고소한 게 지난해이고, 피의자 신병 확보도 다 됐는데 여전히 자유롭게 사기를 치고 다니는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헌병대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군검사가 한 명이고 헌병 수사관은 세 명이라 업무량이 많다. (김씨가) 재범 위험이 높기 때문에 불구속 수사하기에는 제한되는 상황이 맞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속영장 신청 여부나 시기는 명확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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