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여성에게 성폭력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 흉기로 이 여성을 찌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또 “여성이 먼저 원인을 제공했다”며 피해자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여성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다 도망가자 흉기를 휘두른 김아무개(26)씨를 성폭력특별법상 강간 및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씨는 7일 0시30분께 서울 관악구에 있는 20대 여성 ㄱ씨의 다세대 주택에서 ㄱ씨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다 ㄱ씨가 도망가자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ㄱ씨가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과 어깨 사이를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씨는 체포 당시 속옷만 입은 상태로 만취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ㄱ씨를 데이트 앱을 통해 만난 사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경찰에 “ㄱ씨와 데이트 앱을 통해 처음 만나 영화를 보고 술을 마셨다. ㄱ씨의 집으로 간 뒤 ㄱ씨가 성관계를 거부하자 칼로 찔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술에서 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자세한 범행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언론에서 김씨와 ㄱ씨가 데이트 앱을 통해 만난 것으로 보도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또 다시 “데이트 앱으로 왜 만났냐”, “여자도 집에 들였으니 문제가 있다”는 등의 피해자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피해자의 집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피해자도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피해자 비난’ 논리”라면서 “두 사람이 만난 상황과 장소가 어떠하든 성폭력 범죄는 용납돼선 안된다. 데이트폭력 등 성폭력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소환되는 ‘피해자 비난’과 ‘피해자 의심’의 논리를 배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재우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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