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특수학교 학부모 절반 “장애학생, 교내 인권침해·장애차별 경험”

등록 2018-11-12 16:04수정 2018-11-12 22:16

인권위, 특수학교 학부모·교사 등 대상 실태조사
교사 40.8%, 학교 관리자 56.3%, 학부모 55.2%
특수학교서 인권침해·장애차별 목격·경험 응답
지난달 8일 사회복무요원이 장애학생을 폭행한 사건이 일어난 서울 인강학교를 찾은 유은혜 교육부총리와 간담회를 갖던 한 학부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달 8일 사회복무요원이 장애학생을 폭행한 사건이 일어난 서울 인강학교를 찾은 유은혜 교육부총리와 간담회를 갖던 한 학부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제 아들하고 이성교제하는 여학생을 두고 선생님이 ‘밝힌다’, ‘꼬리를 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지난해 서울 도봉구에 사는 ㄱ씨는 지적 장애를 가진 10대 후반의 아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에 찾아갔다가 이런 말을 들었다.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툰 장애 아이들의 애정 표현을 보고 교사가 ‘밝힌다’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ㄱ씨는 “장애 학생들은 교사가 자신을 인신공격하거나 비꼬는 이야기를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뜻을 모르기 때문에 금방 잊어버리기도 한다”며 “아이들의 입을 통해 폭력이 드러나는 일은 거의 없어 학교 안의 폭력은 쉽게 은폐된다”고 지적했다.

특수학교 교사·관리자·학부모의 40% 이상이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이 인권침해나 장애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실태조사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15개 지체 특수학교 교사, 관리자, 학부모 등 모두 738명을 대상으로 장애학생 인권침해·차별 실태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인권위는 “그동안 중증장애 학생들의 교육권 전반에 대한 실태 파악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사회적 관심 제고와 제도적 지원 모색을 위해 진행한 실태조사”라고 설명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특수학교 교사, 관리자, 학부모의 40% 이상은 중증·중복장애 학생이 학교에서 인권침해 또는 장애차별을 한 번이라도 겪었다고 응답했다. 교사의 40.8%, 학교 관리자의 56.3%, 학부모의 55.2%가 학교에서 장애 학생의 인권침해나 장애차별을 경험했다고 것이다.

중증·중복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구타, 체벌)’이나 ‘괴롭힘(과도한 장난, 따돌림)’을 목격하거나 경험했다는 응답은 교사와 학교관리자에 견주어 학부모들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폭력’을 목격한 교사와 학교관리자는 각각 10.6%, 13.9%에 그친 반면 학부모는 27.2%에 달해 다른 조사대상군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괴롭힘’에 대해서도 교사와 학교관리자에 견주어 학부모는 2배 가까이 높게(21.0%)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학교관리자, 특수교사, 학부모 등 모두 72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담도 진행됐다. 교사와 학부모 등은 ‘의료적 지원’ 부분을 가장 우려했다. 의료지원은 건강관리가 필수적인 특수학교 학생에게 생존의 문제이지만, 전문인력이 모자라 학교와 학부모가 의료법 위반의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특수교사들은 “학생 수에 비해 보건 교사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보건실을 자주 비우게 된다”며 “의료사고가 두렵고 책임감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학교 내 경사로와 승강기가 적거나 없어 재난 사고 발생 때 학생들의 대피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증·중복장애 학생에게는 일대일 지원이 필요하지만 장애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지원 인력을 배치하면서 교육활동이나 의료건강지원, 재난안전 대피에 어려움이 있었다. 학교 관리자들은 “경사로가 없거나 승강기가 없어 화재 대피가 어렵고 휠체어 이용학생들의 대피시간이 길어진다”며 “안전시설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특수교사를 확충하며 보조인력을 대거 배치하면 교사와 학부모의 부담은 줄고 역량은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임재우 이유진 기자 abbad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