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폭행하고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김연학)는 14일 유사강간 등의 혐의를 받는 김동원(49·구속)씨에게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내 폭행해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늑골 골절상을 입힌 것에 나아가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피해자에 유사강간 범행을 저질렀다. 이런 일을 계기로 이혼을 요구하는 피해자에 호신용 곤봉을 휘둘러 협박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와 같은 상해 정도·범행·횟수 태양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은데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 현재 이혼한 상태로 재범이 위험성이 낮은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3월 배우자가 늦게 집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주먹과 팔로 아내를 폭행하고 아령으로 위협해 배우자의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날 아내를 폭행한 뒤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는 또한 지난해 10월 딸에게 폭언을 퍼붓는 등 자녀의 정신 건강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씨는 아내를 대상으로 한 상해·유사강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자녀에 꿀밤을 때린 적은 있지만 폭언을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모든 공소 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피해자인 배우자가 법정에서 피해 사실에 관해 명백하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 판단에 고려됐다. 김씨는 “일부 폭행 방법 등에 관해 피해자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부 변경되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 기억력이 흐려짐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폭행의 태양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유사강간 혐의에 관해서도 배우자가 촬영한 사진, 진술 등을 고려해 범죄 사실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씨는 현재 이혼한 상태로, 별다른 합의금을 받지 않았고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있다”며 “그런 피해자가 위증으로 인한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김씨에 관해 불리한 내용을 허위로 지어서 진술할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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