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모저모
출제위원 ‘최장 격리’ 기록
김춘수 시 지문에 오탈자
출제위원 ‘최장 격리’ 기록
김춘수 시 지문에 오탈자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여러 일이 있었다. 1교시 국어영역에서는 김춘수의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지문과 이에 대한 문제 보기에 오탈자가 발생했다. 지문과 35번 문항 보기 2번(홀수형·짝수형 동일)에 각각 ‘(봄을) 바라보고’라고 돼 있는데 이는 ‘(봄을) 바라고’를 잘못 쓴 것이다. 출제위원장인 이강래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문제풀이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지만 부호 하나라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에 ‘정오표’(시험지 등에서 잘못된 글자를 바로잡는 별도의 표)를 제작해 배부하게 됐다”며 “심려를 끼쳐 송구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수능시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해마다 수험생들을 가장 괴롭히는 ‘킬러 문항’으로는 국어영역 31번 문항이 꼽혔다. ‘밀도가 균질하거나 구 대칭인 구를 구성하는 부피 요소들이 질점 피(P)를 당기는 총합’에 대한 이해를 묻는 것인데, 적잖은 학생이 질문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난도로 평가됐다. 본인 확인 용도로 수험생이 손글씨로 답안지에 적는 ‘필적확인문구’는 김남조 시인의 ‘편지’의 첫 구절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였다.
수능 문제 출제와 인쇄 등에 관여한 900여명은 수능 사상 역대 최장인 46일 만에 ‘해방’ 상태로 풀려났다. 지난해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이 일주일 순연되면서 ‘최장 격리 기록’(41일)을 세웠는데, 이번에는 지진 대비용 여벌의 문제를 제출하면서 지난해보다 5일이 더 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험생들의 아슬아슬한 시험장 입장이 있었다. 경남 마산에서는 중앙고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이 같은 이름의 ‘창원 중앙고’를 찾아갔다가, 경찰과 교육청의 도움으로 창원 중앙고에서 시험을 치르는 일이 있었다. 때마다 찾아오던 ‘수능 한파’가 올해는 없었다.
세종/양선아 기자, 홍석재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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