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에게 “우리 아버지는 타이슨과도 붙었다”, “너희 아버지도 우리 아버지를 만나면 맞을 것” 등의 말을 하다가 여자친구와 그 친구까지 폭행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여자친구인 김아무개(24)씨와 김씨의 친구인 권아무개(23)씨를 폭행해 각각 전치 3주와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강아무개(21)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과 피해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강씨는 지난 25일 아침 8시께 중랑구 상봉동에 있는 김씨의 아파트에서 피해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여자친구인 김씨에게 “우리 아버지는 챔피언이다. 타이슨과도 붙었다”, “우리 아버지는 강한 사람이다”, “너희 아버지도 우리 아버지를 만나면 맞을 거다”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가 “왜 가만히 있는 우리 아버지를 들먹이느냐”고 항의하자, 화가 난 강씨가 김씨를 침대로 밀친 뒤 주먹으로 얼굴과 팔다리 등을 때렸다. 김씨는 폭행이 약 30분 동안 이어졌고, 강씨가 욕실에 있는 거울까지 뜯어내 자신을 위협했으며, 이를 말리던 친구 권씨까지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강씨는 폭행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아빠는 강한 사람이야”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강씨는 경찰에 체포된 뒤 “내 팔에 상처가 있지 않으냐. (여자친구가) 손톱으로 할퀸 것”, “(여자친구가) 돈을 뜯어내려는 거다. 그래서 하필 그날 친구를 불러 증인으로 세웠다”고 말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폭행 과정에서 신체적 충돌이 있을 순 있겠으나, 강씨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보고 있다”면서 “범행의 정도가 심하고 재범 우려가 있어 27일 강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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