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관리집사는 노동자 아니다”는 교회 헌법…‘세속’ 법정 판례는?

등록 2018-11-30 10:58수정 2018-11-30 20:26

십자가. <한겨레> 자료사진
십자가. <한겨레> 자료사진
하남 ㅅ교회 8년간 일했던 관리집사 부부가 제대로 된 임금·퇴직금을 달라며 성남노동지청에 진정을 제기(▶“주님의 종이라는…목사 가족에게 우린 노예였습니다”)한 가운데 교회에서 궂은일을 마다치 않지만, 박봉 등 열악한 처우에 이중, 삼중으로 고통받는 관리집사들이 노동자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헌법 등은 관리집사 등 교회 유급종사자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런 주장은 ‘교회 문’밖에선 안 먹힌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30일 관련 판례를 보면 경북 경주의 ㅈ교회에서 2000년부터 월 30만원을 받으며 청소일을 하던 ‘서리집사’ 송아무개씨는 2010년 7월 해고 통보를 받는다. ‘관리집사’인 남편이 미끄러져 허리가 뒤틀리는 사고를 당하자, ㅈ교회는 다른 관리집사를 고용하면서 두 사람을 해고한 것이다. 2013년 송씨는 ㅈ교회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ㅈ교회는 끝까지 저항했지만 1∼3심 재판부는 모두 송씨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송씨를 근로자로 인정하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는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당하였는지 등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ㅈ교회에 법정 최저임금에 맞춰, 미지급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2010년 서울 영등포구 ㅇ교회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이 교회 ‘관리집사’였던 박아무개씨에 대한 요양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는 청구 소송에서도 박씨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2003년부터 월 150만∼180만원을 받으며 ㅇ교회 관리집사로 일했던 박씨는 2009년 1월 제설작업을 하다 넘어져 허리가 삐끗하는 사고를 당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ㅇ교회는 사고 석 달만인 2009년 4월 박씨를 해고하고, “ㅇ교회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이 아니며 박씨는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소송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교회의 유급종사자 등을 근로자가 아니라고 규정한 총회 헌법 시행규정은 대한예수교장로회 내부 규정일 뿐 박씨와 ㅇ교회 사이에 형성된 근로계약 관계를 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의 ‘근로자성’은 이후 서울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인정됐다. 하지만 ㅇ교회는 2심부터 전략을 수정해 박씨의 다친 부위 등을 문제 삼아 “산업재해가 아니다”라는 논리로 나섰고, 결국 ㅇ교회가 승소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