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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9호선 3단계 연장개통 뒤 첫 출근길 ‘지옥철’ 직접 타보니

등록 2018-12-03 14:09수정 2018-12-03 16:46

당산역 등 주요 4개역 승·하차 승객
전주 월요일보다 1.2%, 2.6% 늘어
‘15% 증가’ 서울시 예측 못 미쳐
승객들 “이 노선은 원래 지옥철”
9호선 열차 안에 시민들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이정규 기자
9호선 열차 안에 시민들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이정규 기자
“악!”, “으악!”, “저기요!”

3일 오전 7시42분께 서울 지하철 9호선 개화역 발 중앙보훈병원역 행 6량짜리 급행열차. 열차가 곧 강남권으로 넘어가는 노량진역에 들어서자, 전역인 여의도역에서 이미 꽉 차 있던 열차 속 승객들이 하나둘씩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꽉 찬 열차 안에 사람들이 더 들어가려고 몸을 욱여넣으면서 난 소리다. 문을 두 손바닥으로 밀고 서서 겨우 몸을 버티는 승객도 있었다.

열차 안은 압박감과 열기, 땀이 뭉쳐 때아닌 불쾌지수를 올려놨다. 이 방향은 서울 강서권에서 강남권으로 출근하는 승객들이 몰려 평소에도 지옥철로 악명이 높다. 여기에 지난 1일 삼전역에서 중앙보훈병원역까지 8개역, 9.2㎞ 구간이 신설되면서 9호선 라인은 더 길어졌다. 이날은 3단계 구간 개통 뒤 처음으로 맞는 평일 출근길. 승객들의 몸과 몸이 서로를 압박하면서, 열차 안에선 아침 기온 11도의 겨울임에도 동승한 <한겨레> 기자의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12월 초임에도 에어컨이 돌아가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서울 메트로 9호선 누리집 갈무리
서울 메트로 9호선 누리집 갈무리
오전 8시21분께, 이번에는 중앙보훈병원역에서 출발해 개화역으로 향하는 반대편 열차에 올랐다. 열차가 동작역에 이르자 역시 여기저기서 비명이 쏟아졌다. 이쪽은 서울 동남권에서 여의도 방향으로 출근하는 이들이 몰려서 평소에도 역시 지옥철로 불린다. 게다가 동작역은 급행열차가 서는 곳이기도 하고, 4호선과의 환승역이 있는 곳이다. “다음 열차를 이용하라”는 기관사의 안내 방송과 함께 문이 여러 차례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했지만, 이번 열차를 놓치면 꼼짝없이 지각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누구도 옴짝달싹하지 않았다. 키 185㎝ 83㎏으로 나름 한 덩치 한다는 기자도 승객들의 몸싸움에 속절없이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역시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자는 어디에든 있었다. 역시 이 열차에도 에어컨이 틀어져 있었지만, 여기에 더해 손풍기까지 준비해서 얼굴에 갖다 대고 열기를 식히는 승객이 있었던 것이다.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뒤 첫 출근일인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석촌역 승강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종합운동장과 중앙보훈병원을 잇는 3단계 구간이 지난 1일 정식 개통했다. 서울시는 3단계 개통으로 8개 역 9.2km 구간이 추가돼 기존 강서-강남 구간의 승객이 최고 1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뒤 첫 출근일인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석촌역 승강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종합운동장과 중앙보훈병원을 잇는 3단계 구간이 지난 1일 정식 개통했다. 서울시는 3단계 개통으로 8개 역 9.2km 구간이 추가돼 기존 강서-강남 구간의 승객이 최고 1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동작역에서 노량진역까지, 실제 걸리는 시간은 5분이지만 체감 시간으로는 15분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승객들은 5호선과 환승하고, 회사가 몰려 있는 여의도역에 이르러서야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9호선 3단계 연장 개통 이후 처음 맞는 월요일인 3일 9호선 1단계 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의 설명을 보면, 이날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9호선 역 가운데 급행이 운영되고 환승역이 있는 당산역과 여의도역, 동작역과 고속터미널역에서 승차한 승객은 모두 2만2335명으로 한 주전 월요일인 지난달 26일 같은 시간대 승차한 승객(2만2062명)에 견줘 273명(1.2%) 늘었다. 이들 역에서 하차한 승객 역시 모두 2만5969명으로 한 주전 월요일인 지난달 26일 같은 시간대에 하차한 승객(2만5312명) 견줘 657명(2.6%) 늘었다. 애초 서울시는 3단계 연장 개통으로 이용객이 15% 정도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을 했었는데, 개통 이후 첫 출근길이어선지 예상만큼 승객이 늘진 않았다.

9호선 열차 안이 승객들로 꽉 차 있다. 이정규 기자
9호선 열차 안이 승객들로 꽉 차 있다. 이정규 기자
승객들도 연장 개통으로 승객이 더 많이 늘었는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이들은 되레 9호선 급행열차는 양방향 모두 원래부터 ‘지옥철’이기 때문에 연장 개통으로 인한 복잡도가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논현역에서 당산역까지 가는 직장인 박아무개(30)씨는 “(3단계 구간 개통 이후) 일반 열차 타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아진 것 같다”며 “급행열차는 이전에도 사람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많아진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고 말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승차해 염창역까지 간다는 아이티 업계 종사자 김아무개(28)씨는 “9호선은 평소에도 워낙 붐벼서 덥다. 겨울에도 항상 손풍기를 들고 탄다”며 “급행은 원래 승객이 많다. 승객이 더 많아진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로부터 9호선 2~3단계 노선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서울메트로는 혼잡도 우려로 6량 급행열차를 기존의 17편성에서 20편성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혼잡도 우려가 컸지만 급행은 모두 6량 열차로 운행하고 있어 부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이번 주 중에 혼잡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이정규 전광준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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